19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사실상 ‘빈손’으로 끝난 데 이어 10일 소집된 임시국회마저 ‘개점 휴업’ 상태다. 새누리당 요구로 문을 열었지만 본회의 날짜 등 기본적인 의사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여야는 그 책임을 서로 떠넘기며 ‘네 탓’ 공방에만 바쁘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대통령 관심법안이라는 이유만으로 야당이 반대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야당 때문에 안된다는 명분만 쌓아 총선에 이용하려는 의도”라며 요지부동이다. 이러다 며칠 안되는 임시국회 회기마저 다 흘러가버리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번 임시국회는 여야가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도 하루 속히 정상화돼야 한다. 실제 화급한 현안이 산더미다. 여야는 이달 초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일명 원샷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경제관련 법안들을 정기국회 내 처리하기로 합의한 바 있지만 불발됐다. 그렇다면 임시국회를 열어서라도 마무리 짓는 게 국민에 대한 의무이고 도리다. 그 뿐이 아니다. 여야는 근로기준법 개정 등 노동개혁을 위한 5대 법안도 임시국회를 열어 논의하자고 약속했다. 그러나 법안 심사를 위한 소관 상임위조차 열리지 않고 있다. 당장 20대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일(15일)이 나흘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선거구 획정도 마치지 못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판만 벌려놓고 수수방관하고 있으니 이만저만 직무유기가 아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대(對)국민담화를 통해 ‘국회 존재의 이유’ 를 제기하며 각종 법안 처리와 선거구 획정 여야 합의를 촉구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정 의장은 담화에서 자신을 포함한 19대 국회에 대한 통렬한 자성과 비판을 쏟아냈다. 정 의장의 지적처럼 이번 임시국회마저 허송세월한다면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를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여야 모두 한걸음 물러서는 원숙한 정치력을 보여야 한다. 새누리당은 청와대 눈치만 볼 게 아니라 꺼져가는 경제불씨를 살린다는 사명감을 갖고 야당과 머리를 맞대야 한다. 청와대도 법안처리가 늦다고 국회만 닦달할 일이 아니다. 한번이라도 더 야당 지도부를 만나 대화하고 설득하는 노력이 절대 필요하다. 새정치연합도 무턱대고 ‘몽니’를 부려선 안된다. 당 내홍이 깊다고 당면한 경제ㆍ민생 현안을 외면하는 것은 제 1야당으로서 책임있는 자세라 할 수 없다. 여야 할 것없이 이번 임시국회가 실점을 만회할 절호의 기회다. 민생을 잘 챙기는 게 결국 최선의 표밭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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