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강도높은 ‘무능 국회’ 비판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국회에서 살다시피 한다는 후문이다. 여야 불문하고 국회의원들을 만나 노동개혁 5대 입법을 설득하는데 전념하기 위해서다.
정부의 희망은 노동개혁 5대 법안의 연내 처리로, 가용수단을 다 동원한다는 방침이다. 노동개혁 법안들이 올해 안에 통과되지 않으면 내년 총선 등과 맞물려 법안이 자동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노동개혁이 좌초될 위기에 처한 상황을 좌시하지 않고, 5대 입법을 연내 반드시 완료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장관이 지난 7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대국민 호소를 한데 이어 여야 의원들을 만나 설득 작업을 하고 있는 것도 실제 이들 법안의 처리 가능 시한이 초읽기에 든 때문이다. 이 장관은 11일 “국회의원들을 일일이 만나 올해 안에 국회 처리를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며 “12월도 얼마 남지 않은상황에서 여야 모두 지난 9월 노사정 합의를 통해 5대 법안을 올해 안에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 않다. 노동개혁 5대 법안은 노사정대타협이 이뤄진지 3개월 가까이 지났지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법안심사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여야는 지난 9일 정기국회 종료된 다음날 바로 임시국회를 열어 이들 법안을 처리키로 합의했지만 아직 논의 일정조차 확정되지 않았다. 더구나 이들 5대 법안을 둘러싼 여야의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어 연내 처리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노동개혁 5대 법안은 근로기준법과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기간제 근로자법과 파견근로법 등이다. 이 중 비정규직법과 관련된 기간제 근로자법과 파견근로법이 최대 쟁점이다. 기간제 근로자법은 35세 이상 근로자가 원할 경우 기간제 계약을 현행 2년에서 2년 연장(4년)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새누리당은 35세 이상 근로자들의 불안정한 고용을 해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2년 계약 후 계속 고용할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비정규직만 양산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파견근로도 여당은 55세 이상 고령자, 고소득 전문직, 주조·금형·용접 등 뿌리산업으로 확대하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야당은 뿌리산업에 파견을 허용할 경우 자동차, 조선 등 제조업 전반으로 파견 근로가 확대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야당은 현재 기간제법과 파견법의 경우 분리해 처리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노동개혁 5대 법안은 반드시 함께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정규직 법안을 제외하고 다른 법안들만 통과될 경우 정규직 보호만 강화돼 노동시장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장관은 “기간제법과 파견법의 경우 노사 합의에 따른 법 개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며 “국회도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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