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식간의 생각 차이가 엄청나다.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와 그들이 낳아 키운 에코 세대(1979∼1992년생) 얘기다. ‘인류의 종(種)이 다르다’는 말이 꼭 우스갯소리로만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통계청의 ‘한국의 사회동향 2015’를 보면 그 큰 세대차이에도 불구하고 눈여겨 볼 대목이 많다. 에코 세대는 수난세대의 대명사다. 가난과 전쟁의 폐허 위에서 베이비붐을 실현한 그들의 할아버지 세대보다 오히려 불행하게 그려진다. 에코세대는 경제 중흥기에 태어나 풍요롭게 자랐고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았지만 저성장기의 취업난에 직면했다. 괴로움의 시작이다. 취직을 못했거나 월급이 형편없으니 인생 주기에 필요한 일들을 하나 둘 포기하게 된다. 돈이 없으니 연애도 못하고 결혼도 멀어진다. 아기는 원래 없는 얘기가 된다. 여기까지가 ‘삼포’다. 곧 집 사기를 포기(사포)하고 인간관계마저 단절(오포)되어 꿈(육포)과 희망(칠포)마저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상한 건 ‘한국의 사회동향 2015’에 나타난 에코세대의 삶에 대한 만족도다. 10점 만점으로 볼 때 에코 세대는 5.85점으로 베이비붐 세대(5.65점)보다 0.2점 높다. 수난 세대의 대명사인 에코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만족하고 산다니 그럴 수 있을까 싶다. 통계청이 내용을 조작하지 않았다면 이유가 있을 것이다. 몇 가지 통계에서 추론이 가능하다.

에코 세대는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보지 않는다. 둘 중 한명이 그렇다. 대신 동거에는 세 명중 두 명이 찬성이다.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거나 결혼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부정적 대답은 2.3%에 불과하다.

직업을 선택할때도 수입(34.4%)과 안정성(27.0%), 적성·흥미(22.5%)를 골고루 중시한다. 아버지때는 뭐니뭐니해도 수입(41.3%)과 안정성(33.4%) 위주였다. 가사 분담에 대해서도 베이비붐 세대의 59.4%는 부인 책임이라고 했지만 에코세대는 59.3%가 부부가 공평하게 부담해야 한다고 답했다. 에코세대는 결혼관 직업관 가족관에 대해 나름대로 진화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베이비붐-에코 세대의 차이는 좋고 싫음이나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그건 다름의 문제다. 모든 세대 갈등의 출발점은 다름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크고 작은 갈등의 근원적 해결책도 여기서 나와야 한다. 정치권과 정책 당국자들이 새겨볼만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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