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서 ‘3차 민중총궐기 대회’ 간간이 정치성 구호…“집회” 발언도 대학로까지 행진…경찰과 충돌 없어
[헤럴드경제=신상윤ㆍ원호연 기자] 주말인 19일 서울 도심에서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들이 개최한 ‘3차 민중총궐기 대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3시간여 동안 대회를 마치고 광화문에서 대학로까지 행진했지만, 대회는 2주 전인 ‘2차 집회‘ 때와 비슷하게 경찰과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대회 도중 간간이 정치성 구호가 나왔고 문화제 도중 “집회”라는 발언이 나왔다는 것을 근거로, 경찰은 주최 측이 내건 ’문화제‘ 행사가 집회로 변질됐다고 판단해 주최 측 집행부를 사법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민주노총, 전국농민회총연맨 등 진보 진영 단체들의 연합체인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2500명(경찰 추산ㆍ주최 측 추산 5000명)이 모인 가운데 ’3치 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애초 서울역광장과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지만, 경찰이 보수 진영 단체의 다른 집회와 시간과 장소가 겹친다는 이유로 금지 통고하자 집회를 문화제로 열겠다며 서울시로부터 광화문광장 사용 허가를 받았다.
주최 측은 경찰이 구속된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에게 적용한 ‘소요죄’에 반발하는 의미로 행사 명칭을 ‘소요 문화제’로 정했다. 참가자들은 탬버린, 부부젤라, 호루라기, 막대풍선, 북 등을 준비해 공연과 발언이 끝날 때마다 시끄럽게 소리를 내며 호응했다. ’2차 집회‘ 때와 마찬가지로 일부 참석자는 복면과 면을 썼고, ‘박근혜는 물러가’, ‘노동개악 중단해’, ‘공안탄압 중단해’ 등의 피켓을 들기도 했다.
최종진 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정말로 정권이 미쳤다. 대통령이 제정신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노총을 지켜내고 함께 투쟁할 때 이 암흑의 정권에서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덧붙였다.
행사에서 구호는 거의 나오지 않았지만, 사회자인 김정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이 “다른 어떤 집회보다도 더 뜨거운 집회로 만들려 한다”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스스로 이날 행사를 ‘집회’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경찰은 분석했다. 김 총장은 “박근혜는 퇴진하라, 경찰청장 파면하라, 백남기 농민 살려내라”라고 선창했고, 소수 참석자가 이를 따라했다.
행사 도중 주최 측은 경찰이 일반 시민 통행로 확보를 위해 설치한 폴리스 라인을 놓고 “경찰이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우리가 철거하겠다”고 말해 잠시 긴장감이 돌기도 했지만, 경찰과 충돌 상황까지 번지지는 않았다. 참석자들은 행사를 마치고 광화문광장 옆 서울 중구 파이낸스빌딩부터 보신각을 거쳐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까지 3.6㎞를 행진했다.
경찰은 이날 행사에 대해 ‘순수한 문화제’가 아니라 집회·시위로 변질됐다고 판단하고, 주최 측 집행부에 대한 처벌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지방경찰청은 “정치성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와 피켓을 사용하고, 무대에 오른 발언자 대부분이 정치적 발언을 했으며, 행사장 주변에서 시민을 상대로 ‘한상균을 석방하라’ 등 유인물을 배포하고 사회자의 선동에 따라 구호를 제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행사의 전체적인 전개 양상을 볼 때 순수 문화제의 범위를 넘어선 미신고 불법 집회를 개최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행사 전 사회자가 ‘다른 어떤 집회보다 더 뜨거운 집회로 만들려 한다’며 스스로 행사를 ‘집회’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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