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박근혜 정부의 3기 경제팀을 이끌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 앞에 놓인 과제들은어느 것 하나 만만한게 없다.
특히 내년은 현 정권이 경제혁신 3개년을 완성하는 마지막 해로 성과가 절실하다. 하지만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게다가 미국의 금리인상과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기침체 등으로 우리나라가 직면한 경제상황은 어느 곳을 둘러봐도 성한 곳이 없다.
경제 이슈들을 정치 논리로 풀게 하는 총선과 대선이라는 대형 정치 일정도 기다리고 있다. 어려운 대내외 환경과 정치 ‘외풍’ 속에서 박근혜정부의 후반기 경제를 책임져야 하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 내정자는 우선 경기 살리기와 구조개혁 등 최경환 현 부총리가 추진해 온 정책을 이어가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 앞길 험난한 4대 부문 구조개혁= 정부는 2016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성과 구체화를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설정했다. 이 중에서도 노동, 공공, 교육, 금융을 중심으로 한 4대 부문 개혁은 반드시 넘어야할 산이다. 경기 활성화가 단기 정책이라면 구조개혁은 장기적 성장에 필요한 인프라다. 박근혜정부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이번 정부가 내년에 집권 4년차를 맞게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에 구조개혁을 어느 정도 마무리해야 한다. 4대 부문 구조개혁은 아직 미완이다. 특히 노동개혁은 지난 9월 노사정 대타협에도 입법화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교육개혁은 정체 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교육개혁으로 산업현장과 교육현장의 수급불균형을 맞춘다고 밝혔지만 기업의 구인난과 청년들의 구직난은 계속되고 있다.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공공부문과 금융부문의 개혁은 확실한 성과를 도출해 마무리해야 한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현 정부가 임기 후반으로 접어든 만큼 단기간의 경제 업적보다는 노동개혁처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계 부채ㆍ기업구조조정ㆍ재정 건전성=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뇌관인 가계부채도 안정화시켜야 한다. 가계부채는 저금리와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 등으로 1200조원대에 육박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됐고 당장은 아니더라도 한국의 금리 인상도 불가피해져 급증한 가계부채는 경제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금리가 상승하면 대출 상환 부담으로 가계가 어려워지고 소비가 제약된다. 부실 방지를 위해 대출을 급격하게 억제하면 가계뿐만 아니라 이미 공급 과잉 경고가 나온 부동산 시장을 위축시켜 경기를 둔화시킬 수 있다.
기업구조조정도 문제다. 중국의 부상, 경제 규모 확대 등 대내외 여건 변화로 기업들의 주력 업종 변경이 필요한 상황이고 부실기업도 처리해야 한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40%가 넘어갈 국가 부채 등 재정 건전성도 살펴야 한다. 한국의 국가 부채비율이 다른 선진국보다 양호하지만 빠른 고령화와 저출산 등을 고려하면 안심할 수 없다. 재정개혁으로 비효율적인 국가의 씀씀이를 줄이고 국가 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새로운 성장 정책과 동력도 찾아야 한다. 기존 제조업은 한계를 보이고 있고 서비스업의 성숙도는 미약한 상황이다. 새로운 한국의 강점 분야인 정보기술(IT) 분야도 중국의 추격을 받고 있다. 국제 경쟁 구도도 바뀌었다. 중국에는 기술 우위, 일본에는 가격 우위라는 공식이 깨졌다.
▶‘초이노믹스’ 정책 기조 유지할지 관심= 유 내정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국회의원으로, 경제 분야에선 조세ㆍ재정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따라서 경기 살리기와 구조개혁 등 최경환 현 부총리가 추진해 온 정책을 이어가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또수년간 이어진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악화된 국가부채 규모를 적정수준에서 유지할 수 있도록 재정건전성 강화에 중점을 두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 내정자는 개각 발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정부의 일관된 (경제정책)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심각한 경제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존 경제팀과 현실 인식을 공유하면서 미완의 과제를 완수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유 내정자는 과거 연구원 시절 경제활성화와 재정건전성을 조화롭게 연계하는 방법을 여러 차례 다루고 민간자본을 이용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강조했다. 유 내정자는 2002년 발표한 ‘재정건전성 제약하의 SOC 투자’ 보고서에서 SOC 재원 마련 방안과 관련해 “중ㆍ장기적으로 재정건전성 확보가 절대적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예산지출의 순위조정과 제도개선을 통한 지출효율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이는 정부예산을 확대할 여지가 크지 않은 만큼 민간자본의 SOC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인하기 위한 정책을 펴야 한다는 논리와 맥이 통하는 것으로, 앞으로 정책과제 해결에 어떻게 반영할지 주목된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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