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고래들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지게 생겼다. 러시아를 상대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내린 경제제재의 불똥이 이번 정세 불안과는 거리가 먼 남유럽 국가 스페인과 그리스, 애먼 미국 연예계까지 튀었다.
▶美 연예계에 불똥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마일리 사이러스가 5~6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콘서트를 앞두고 좌불안석이다. 사정은 이렇다. 두 스타는 미국 공연기획사인 라이브네이션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헬싱키의 하트월아레나<사진>에서 공연 일정을 잡았다. 그런데 엄밀히 따지면 두 스타는 이 장소에서 공연을 펼칠수 없다. 하트월 아레나의 소유주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이너서클’로 지목된 기업인들로, 미국의 경제제재 대상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하트월아레나의 모회사 ‘아레나이벤트OY’는 미국의 경제제재 명단에 포함된 겐나디 팀첸코(61)가 지분 50%를, 아르카디 로텐베르그(62)와 보리스 로텐베르그(57)가 각각 지분 25%를 나눠 갖고 있다. 이들은 모두 미국이 사법권을 행사하는 지역을 여행할 수 없고, 미국에 있는 자산이 동결되며 미국 기업과 사업을 할 수 없다.
런던 로펌인 홀만 펜윅 앤드 윌란의 앤소니 울리치는 FT에 “라이브네이션과 하트월의 협력은 미국이 경제제재를 내리기 전에 금융거래를 마쳤는 지 여부에 달려있다”며 “경기장 임대료를 아직 내지 않았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부친과 삼촌을 대신해 하트월아레나를 운영하는 보리스 로텐베르그의 아들 로만 로텐베르그는 “예매 취소 사태 징후는 없다”고 전했다. 런던에서 수학하고 핀란드 국적자인 그는 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경제제재 이후 가계사업과 일상생활에서 “약간 긴장”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하트월아레나 외에 로텐버그 가계가 보유한 랑빅호텔의 경우 미국 계좌를 개설할 수 없고, 미국의 스포츠소매점과 사업협력을 하고 있는 이탈리아와 독일에 있는 가계 소유 소규모 호텔도 타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스페인ㆍ그리스에 러 관광객 급감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루블화 약세가 계속되면서 유럽인들의 휴양지, 스페인과 그리스에선 러시아 관광객이 줄고 있다. 달러 대비 루블화의 가치는 올들어서 11% 떨어졌다. 러시아인이 유럽에서 여행을 즐기려면 작년보다 경비를 11% 더 내야한다는 얘기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2일 “이는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남유럽 국가에 특히 민감한 문제다”고 지적했다. 스페인 관광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스페인을 방문한 러시아인은 전년 보다 31.6% 증가한 160만명에 달했다. 국내총생산(GDP)의 16%를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그리스에선 지난해 1~9월에 러시아인이 120만명이 다녀갔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49.4% 성장한 숫자다.
러시아 관광객은 고가 브랜드에 돈을 자유롭게 쓰고, 굳이 싼 온라인여행사를 찾지도 않아 유럽 관광업계가 선호하는 소비자다. 바르셀로나 지역 여행사인 세르스에 따르면 러시아인은 작년에 하루 125유로를 사용, 독일(98유로), 영국(93유로), 프랑스(80유로) 보다 씀씀이가 컸다.
올해도 기대가 컸다. 하지만 올 들어서 이들 지역에서 러시아인의 발길은 뜸해졌다. 세르스 측은 러시아 여행사를 통한 항공편 예약은 11% 감소했으며, 스페인 여행 예약은 이미 20% 가량 떨어졌다고 전했다. 러시아 여행사들은 루블화 약세를 들어 스페인 여행사에 가격할인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비싼 세금과 규제 컴플라이언스 비용 때문에 여행상품 가격을 낮추긴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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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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