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이어지는 저성장 고비에 주가마저 하락하면서 기업들이 주가를 높이고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방법으로 자사주 매입을 고육책으로 선택하고 있지만, 의도한 만큼의 효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차 대규모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이어 지난달 29일부터 2차 자사주 매입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공시에 따르면 2차 자사주 매입으로 지금까지 10만400주를 사들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30일부터 지난달 12일까지 4조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보통주 223만주, 우선주 124만주를 소각했다. 그러나 주가는 137만2000원에서 114만6000원까지 내리며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황준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1차 때도 약발이 들지 않았다. 자사주 매입 소각을 하면 전체주식수가 줄어들고 주당순이익(EPS)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펀더멘털”이라며 “업황, 지난해 4분기 실적들이 최근 예상보다 안좋게 나오다 보니 지난 4분기 자사주 매입에도 주가가 많이 빠졌다”고 진단했다.

2차 자사주 매입에도 1일 하루 주가가 올랐지만 2일 0.7% 소폭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약 3조원을 들여 오는 4월 28일까지 보통주 210만주와 우선주 53만주를 매입할 계획이다.

황준호 연구원은 “주주환원정책에서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하는 부분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주가측면에서 본다면 꼭 자사주가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호텔신라도 4월 28일까지 150만주, 약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 규모로는 전체 유통 주식 수의 3.8% 수준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10만주가 매입됐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2일 주가는 0.15% 내렸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주가가 14만원대까지 오른 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 등으로 인해 계속 내리막길을 걸으며 반토막이 났다. 때문에 이번 자사주 매입은 주식 가치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보여진다. 매입 시기도 적절했다는 평가다.

김지효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정책으로 자사주 매입은 긍정적인 요인이고 적절한 조치였다”고 평했다.

김 연구원은 “주가가 많이 하락한 것은 회사도, 시장도 인정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하며 그러나 역시 “자사주 매입이 들어왔음에도 주가의 향방은 본업에서의 요소, 중국인 관광객 수요와 면세점 이익률, 규제완화 등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산은 공시를 통해 지난달 11일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 1년 간 37만주(1.75%)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강선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은 매년 지속적으로 자사주 취득과 배당 등의 주주친화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번 자사주 취득 역시 주가 부양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두산은 주식을 조금씩 사들이면서 2일까지 매입규모는 25만5559주 였지만 12일(7만9800원) 이후 주가는 방어수준에 그친다. 이날 종가는 7만5000원으로 5.6% 하락한 상태다.

삼화페인트도 지난해 12월 21일 주가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자기주식 40만주(약 50억원)를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매입은 내달 21일까지 진행된다. 그러나 자사주 매입 공시 다음날 1만3000원이던 주가는 현재 1만1550원에 그치고 있다.

이밖에 기아차는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3일까지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으나 이미 지난 1일 목표한 184만주를 모두 매입했다. 다만 이번 조치는 주주가치 제고와는 다른 임직원 성과금을 위해 마련한 조치로 종업원들에 대한 주식교부가 이뤄지는 것이다. 주가는 같은 기간 5만300원에서 4만3150원으로 하락했다.

지난달 29일부터 4월 28일까지 자기주식 매입을 결정한 삼성생명과 삼성증권은 지금까지 각각 17만3230주, 18만주를 매입했다. 이들의 자사주 매입은 지배구조 재편 때문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해부터 보면 삼성생명은 674만주, 삼성증권은 331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지배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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