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파주등 수도권 3만637가구 집중 대출규제·공급과잉·美금리등 악재겹쳐 심리 급랭…급매물도 문의조차 뜸해 동탄·위례신도시등 인기지역도 찬바람

#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사는 A씨는 지난달 위례신도시에 샀던 아파트(전용면적 85㎡)를 3000만원 가량 낮은 가격에 내놨다. 이 아파트는 분양 당시 프리미엄(웃돈)이 최대 7000만원까지 붙으며 인기단지로 떠올랐지만, 입주 시기가 다가오자 매맷값이 떨어졌다. 하지만 팔리기는커녕 문의조차 뜸하다. 시장 침체를 우려한 인근 집주인들까지 분양권 매각 행렬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봄 이사철이 되면 달라질 수도 있지만, 비수기 특성에 대출규제 여파로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고 밝혔다.

아파트 분양 시장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지난해 활황기를 누리며 인기를 끌었던 지역은 물론 비(非)인기 지역까지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다. 특히 동탄ㆍ위례신도시 등 인기를 등에 업고 몸값을 높인 아파트들이 겨울바람을 맞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도 얼어붙은 매수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수도권 내에서 투자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은 지역, 투자금액이 큰 지역일수록 대출 규제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세에서 매매로 돌아서는 세입자들이 직접 타격을 받기 때문에 전세수요자들이 유입되는 신도시 택지지구의 타격이 클 것이란 전망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집계한 미분양 주택은 총 6만1512가구로 나타났다. 전달 4만9724가구보다 23.7%(1만1788가구)가 늘어난 물량이다. 같은 시기 ‘악성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은 전달(1만477가구)보다 0.4% 늘어난 1만518가구로 집계됐다.

수도권 미분양은 3만637가구로 전달(2만6578가구) 대비 15.3% 증가했다. 지방은 3만875가구로 전달(2만3146가구) 대비 33.4% 늘었다. 규모별로는 85㎡ 초과 중대형 미분양이 전달(7615가구)보다 871호 증가한 8486가구, 85㎡ 이하는 전달(4만2109가구) 대비 1만917가구 증가한 5만3026가구였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심각성이 크다. 경기권 미분양은 지난해 10월말 기준 1만2510가구에서 12월 2만5937가구로 2개월 만에 무려 107.3%가 늘었다. 특히 용인시가 7237가구로 가장 많았다. 파주(4285가구), 화성(3617가구), 김포(2708가구), 평택(2360가구) 등이 뒤를 이었다.

미분양의 원인은 ‘공급과잉’이다. 경기권 미분양 단지는 1순위는 물론 2순위에서도 실수요자인 해당 지역 우선 공급에서 대부분 미달됐다. 고분양가도 한몫했다. 시세 대비 높은 분양가를 책정한 단지들은 눈에 띄게 문의가 줄었다.

닥터아파트 김수연 리서치팀장은 “대출 규제와 공급과잉, 미국발 금리 인상이라는 3대 악재가 겹치면서 11월부터 미분양 물량이 급증했다”며 “올해 경기권 분양물량이 12만 가구가 넘어서는 만큼 실수요자들은 수급, 입지, 분양가 등을 꼼꼼하게 따져 선별 청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분양 급증이 주택시장의 붕괴로 보기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공급과잉 논리도 지역마다 다르다는 것이 이유다. 김호철 단국대학교 부동산건설대학원장은 “대출규제 강화로 시장이 위축된다고 본다면 정부가 집값이 내려가게 놔두지는 않을 것”이라며 “침체가 본격화된 것이 아니므로 봄 이사철 성수기가 되면 시장이 변화할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건설사들의 밀어내기식 물량이 수급불균형을 일으켰다는 분석에도 반론이 따른다. 박천규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은 “건설사도 시장 참여 주체의 하나지만 분양시장은 금리와 부채규모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며 “공급과잉 논란 이전에 현재와 미래의 분양물량도 건설사들의 예측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금리 기조와 상승요인 등 신규시장을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의미다.

향후 미분양 물량이 ‘소화 불량’으로 남을지 ‘주택난 해소’의 단초가 될지는 미지수다. 먼저 국토부는 미분양 물량이 10년 장기 평균치인 7만여 가구보다 낮아 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건설사들도 속도 조절에 나섰다. 부동산인포가 예상한 상반기(1월~6월) 입주물량은 전국 총 13만7990가구다. 전국적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소폭(2.4%ㆍ3429가구) 감소한 물량이다. 서울은 39.6% 증가한 9331가구가 입주하는 반면, 경기도는 32.8% 줄어든 3만410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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