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산업연구원 세미나 노희순 책임연구원 발표 -2015년 분양물량 역대최대 불구 조정국면 아니다 -공급물량 과거 부족분 고려때 시장수용능력 충분 -내년 이후 입주물량 증가도 과거 공급부족분 이내 -높은 전세가율ㆍ매매전환 등 일정수요 유지될 것 -정부 개입보다 시장의 자율적 조정 모니터링 해야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미분양 급증으로 공급과잉 우려가 커졌지만, 지난 2008년 이후 공급 누적물량과 분양물량 대비 미분양 발생 수준이 미미해 공급과잉으로 인한 본격적인 조정국면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1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 중회의실에서 열린 주택산업연구원의 ‘주택시장 긴급진단’ 세미나에서 ‘주택공급 과잉의 허와 실’이란 주제로 발표에 나선 노희순 책임연구원은 공급과잉에 따른 장기침체 가능성을 일축했다.
노 책임연구원은 “최근 공급과잉 논란이 커지면서 입주대란과 가격폭락, 이후 장기침체까지 이어진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잇따라 제기되지만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강조했다. 분양 급증에 따른 과잉 여부는 분양물량과 실제 재고로 반영되는 입주물량을 모두 살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렸다. 이어 분양ㆍ입주간 시차와 대규모 공급 등 비탄력적인 분양시장을 대상으로 ▷시장 수용능력 ▷수요 유지 여부 ▷시장 수급상황 등 다각적인 측면을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공급과잉은 기우?=지난해 주택인허가 실적은 76만5328가구로 2014년 대비 48.5% 증가하며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분양 가구 수는 51만7398가구로, 전년 대비 56.4% 늘어났다. 이 가운데 지난해 12월 미분양 물량은 6만1512가구로 전월 대비 23.7% 증가했다. 미분양 최고점을 기록했던 2009년 3월(16만5641가구)의 37.1% 수준이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준공 후 미분양은 분양물량 대비 2%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 책임연구원은 “과거 7~8년간 저조했던 실적에 대한 보상심리와 시장의 기대심리로 지난해 인허가 수가 단기간에 급증했다”면서 “2014년 2월 이후 전월대비 인허가량 평균 증가률은 주택에 비해 아파트가 9.5%포인트 높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인허가 비중은 2012년(57%)까지 하락한 현재 지난해 60% 후반까지 증가했다.
시장회복 기대감이 퍼지면서 적체됐던 재고사업장 분양과 신규인허가 분양도 집중됐다는 설명이다. 단기 인허가와 착공이 늘면서 2000년 기록 후 최대치인 52만호가 지난해 분양됐고, 월 분양물량도 전년대비 모두 증가했다. 특히 비수기에도 분양물량 증가가 꾸준했다.
분양물량은 넘쳤지만 누적기준 2008~2016년 초과분은 1만2000호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 노 책임연구원의 주장이다. 누적 초과분을 모두 미분양에 반영하더라도 전고점 이내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분석이다. 급증에 대한 단기적 부담은 있지만, 일정기간 내에서 시장 수용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향후 입주물량 증가가 과거 공급 부족분 이내라는 점도 공급과잉 논란이 기우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올해 2분기부터 분양물량 조정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오는 4월 전년 같은 기간보다 분양물량은 48% 감소했으며, 오는 12월엔 70%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1월과 1~2월 분양물량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말 계획보다 각각 41.2%, 33.9%가 감소했다.
노 책임연구원은 시장 수용능력이 충분해 향후 입주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봤다. 최근 급증한 분양물량은 내년 이후 시장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2014~2016년 입주물량은 평균 27만호로 평년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과거 공급부족분까지 고려하면 2018년까지 시장 수용능력이 양호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미분양 증가는 분양물량 증가에 따른 자연발생적 수준이며, 높은 전세가율에 의한 매매전환으로 일정 수요도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당분간 미분양 증가는 불가피= 현재 수요자들은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로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되지 못하고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청약자수는 평균대비 59% 증가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올해 전국 청약경쟁률은 9.6대1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년대비 12.9%가 감소한 수치지만, 수요가 집중된 수도권에서만 205.3%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장기적인 아파트 수요는 연 29만~39만, 소득요인이 반영된 장기주택종합계획상 수요는 전체 연 33만~45만 가구로 전망된다. 이 중 아파트 수요는 88%내외로 연 29만~39만 가구로 예상된다.
서울 매매가격 대비 경기도의 분양가격 비중은 55~61%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택지개발로 공급과잉 우려가 큰 경기도가 서울의 매매전환 수요에 큰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분양가격 비중보다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9~14%포인트 높아 이주와 매매전환 수요가 꾸준한 까닭이다.
다만 미분양 해소 속도가 느려 당분간 미분양 물량 증가는 불가피하다. 평균 미분양 증가 속도가 분양물량 대비 16.2%인 데다, 기존 미분양 감소 속도가 전월미분양 대비 14.6%로 느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분양은 올해 상반기까지 꾸준히 증가해 이후 분양물량 조정에 따라 감소할 전망이다.
노 책임연구원은 “분양물량 대비 미분양 비중이 최대 규모지만, 지난해 11.9%로 2008년 이후 감소세가 유지되고 있다”며 “시장의 우려에도 분양 계약은 양호한 상태며, 미분양~분양 순환상 경기하강기 진입으로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경제위기 요인 없이 공급량 증가만으로 20~30% 수준의 주택가격 급락 가능성도 낮다”고 덧붙였다.
향후 공급여건 제한에 따른 물량 조정 여지도 제기됐다. 부동산 시장 활황세로 지난해까지 대규모 예정택지의 상당부분이 개발돼서다. 가용택지 부족과 공공택지 개발 중단으로 인해 올해 준공예정 물량은 수도권이 86.5%, 지방이 78.1% 감소할 전망이다.
관련업계와 시장의 자체적인 분양물량 조정 분위기도 감지된다. 노 책임연구원은 “금융권의 집단대출과 주택도시보증공사의 PF대출보증 심사 강화로 매수 심리가 위축 영향으로 올해 공급물량은 지난해보다 28~35% 줄어들 전망”이라며 “시장왜곡 등 부담이 있는 정부 개입보다 시장의 자율적 조정을 유인하고 지속적으로 공급시장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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