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김한길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 1991년 출간한 자신의 소설 ‘남자의 여자’의 서문에서 “나는 보물찾기에 지쳐서 이제 반쯤은 포기하려드는 젊은이들을 응원하기 위해서, 그들이 우물을 찾아서 갈증을 푸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은 욕심에서 이 소설을 썼다”고 했다. 인류의 역사가 ‘사랑을 믿는 사람들’과 ‘사랑을 비웃는 사람들’ 두 세력간의 갈등과 반목의 기록이라며, 이에 지친 젊은이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2016년의 김 의원은 아마 소설을 쓸 때와 비슷한 심정으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 입당 결심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3당의 성공’과 ‘3당의 성공을 비웃는자들’, 그리고 이들의 갈등과 반목으로 인한 갈증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위해 말이다.
입당후 두달이 지난 3월. 안철수 공동대표와 공개된 선대위 회의에서까지 갈등을 표출하기도 한 김 의원은 3당에서 조금씩 손을 떼고 있다. 김 의원은 국민의당이 기치로 내건 3당정치에 대해서는 “실패하지 않았다”면서도 “그 벽을 깨기 어렵다. 우리가 생각했던대로 잘 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양당 중심정치를 극복해야 한다고 오래전부터 생각해왔고 이를 위해 노력한 사람”이라면서 “대결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양당중심 정치가 우리 정치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또 “지금 시점에서 우리가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 발언이 있고난 11일 맡고 있던 선대위원장 직을 내려놨다.
김 의원은 25년전 소설 ‘남자의 연자’ 서문을 이렇게 맺고 있다. “세상이 이만큼이나마 겨우 아름다운 건, 거대한 공룡과도 같은 세력 앞에 외롭게 맞선, 여자와 남자들이 어디엔가 곳곳에 숨어 있기 때문이라고 나는 확신다.비록 그 싸움의 결과가 여전히 참패라고 할지라도...”
과연 세상은 김 의원의 노력을 알아줄까.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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