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의 화법이 여전히 거침없다.

김 대표는 15일 공천배제된 이해찬 의원이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데 대해 “본인이 탈당해 출마하면 본인의 자유인데 뭘 그러느냐”고 했다.

당 최대계파인 친노(친노무현)계 좌장이자 민주화운동의 거목이며 전직 국무총리의 정치인생을 건 선택에 냉소에 가까운 반응을 보인 것이다.

김 대표의 이 같은 화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 대표는 당 안팎을 떠들썩하게 만든 정청래 의원의 컷오프에 대해서도 별도의 배경 설명 없이 “국민 눈높이에 따라 했다”는 말만 남겼다.

김 대표의 칼날 화법은 적군과 아군을 가리지 않는다.

북한을 겨냥해서는 야당의 금기라고 할 수 있던 ‘궤멸’과 ‘와해’란 표현을 서슴없이 쓰는가하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는 “경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서 국민을 호도한다”고 하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는 “정치를 잘못 배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야당의 잠재적 지지기반인 민주노총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노조가 사회적인 문제에 너무 집착한다”는 쓴 소리를 내뱉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 같은 화법을 활용해 전투력 강한 당내 운동권 86그룹을 휘어잡고 지리멸렬하던 제1야당을 수습한 것을 넘어서 정치권 전반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김 대표의 화법의 힘은 그의 경륜과 권력에서 나온다는 평가다.

그는 조부 가인(街人) 김병로 선생의 비서로 출발해 국회의원과 청와대 경제수석, 장관 등을 역임하며 격동의 세월을 헤쳐온 한국정치사의 주역이다.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가 중단된 직후 김 대표가 돌연 던진 야권통합론은 이 같은 경륜이 빛을 발한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문재인 전 대표의 삼고초려 끝에 당에 합류한 이후 ‘비상대권’을 넘겨받아 당권은 물론 공천권까지 휘두르게 됐다는 점도 그의 화법에 파괴력을 더하고 있다.

김 대표의 화법은 그를 향한 ‘바지사장’이라는 비아냥을 ‘차르’(황제)로 바꾼 힘이었다. 그러나 두 달여의 시간이 지나고 공천 과정에서 반발이 커지면서 피로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당 안팎에선 그의 화법에 대해 공천탈락의 사유로 꼽히는 ‘막말’과 뭐가 다르냐는 시각과 함께 친노패권주의를 대신하는 또다른 패권주의라는 비판적 시각도 대두되고 있다.

김 대표의 화법에 대한 최종적인 평가가 해피엔딩이 될지, 새드엔딩이 될지는 오롯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4ㆍ13총선 결과에 달렸다.

신대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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