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진출시 이적료 개념 강정호 500만달러·김현수는 ‘0원’

“구단 택할 권리 넓힌 것” 해명불구 MLB ‘신포스팅제’ 상한선 논란

‘일본 2000만 달러 vs 한국 800만 달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상한선을 두기로 한 이른바 ‘신 포스팅제’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MLB 사무국이 제시한 상한선 금액이 일본프로야구(NPB)의 40% 수준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야구팬들은 “이게 미국이 냉정하게 평가하는 한국 야구의 수준이다” “선수에겐 좋은 기회가 되겠지만 구단이 허락할지가 의문” 등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며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MLB 사무국이 제시한 포스팅 상한선은 일본프로야구 선수 기준인 2000만 달러(약 234억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800만 달러(약 93억6000만원)다.

MLB 사무국 측은 “선수가 구단을 택할 권리를 넓히는 일, 재정이 넉넉지 않은 MLB 구단에도 한국 선수를 영입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는 명분으로 포스팅 상한선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KBO 관계자는 “MLB 사무국이 최근 ‘한국프로야구 선수가 포스팅으로 MLB 진출을 시도할 때 상한선을 두자’고 제안했다”며 “일단 800만 달러를 제시했는데 아직 결정이 난 건 아니다. MLB 사무국과 KBO가 이를 두고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팅시스템은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지 못한 선수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할 때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비공개로 최고 응찰액을 적어낸 한 구단이 독점교섭권을 갖고 해당 선수와 30일 동안 연봉 협상을 한다. 선수와 계약이 완료되면 이 구단은 원 소속팀에 앞서 써낸 포스팅 입찰액을 보상 차원에서 지불한다. 일종의 이적료 개념이다.

류현진(LA다저스)은 2573만7737달러,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500만 2015달러,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는 1285만 달러의 포스팅 금액을 전 소속팀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에 안기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반면 김현수는 FA 자격을 얻어 포스팅 비용 없이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일본은 지난 2013년 12월 MLB 사무국과 ‘신 포스팅 시스템’ 협정을 했다. 이때 포스팅 상한선을 2000만 달러로 정했다. 2006년 마쓰자카 다이스케가 5111만 1111달러, 2011년 다르빗슈 유가 5170만 3411달러의 어마어마한 응찰액을 기록하자 MLB에서 신 포스팅을 제안한 것이다. 경쟁팀들의 입찰 금액을 알 수 없기 때문에 포스팅 금액이 지나치게 높아진다는 메이저리그의 불만 때문이다. 큰 손실을 보게 된 일본 구단들은 당연히 반발했다. 하지만 결국 MLB의 의도대로 상한선이 생겼다.

신 포스팅제도에따라 2014년 1월 뉴욕 양키스의 입단한 다나카 마사히로는 상한선인 2000만 달러의 포스팅 금액만 전 소속팀 라쿠텐 골든이글스에 안겼다. 빅리그 진출 직전 시즌 24승 무패라는 엄청난 성적을 기록했던 다나카의 실력이라면 이전 포스팅제에서 6000만 달러 이상의 포스팅 금액을 라쿠텐 이글스에 안길 수 있었다. 대신 원 구단에 줄 돈을 세이브한 양키스는 선수에게 두둑한 연봉을 안긴다. 다나카는 7년 1억5500만 달러에 계약, 다르빗슈의 6년 6000만 달러보다 연평균 2배 이상 많은 연봉을 챙겼다.

하지만 일본 포스팅 상한선의 40%라는 수치는 한국프로야구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다. 특히 올 연말 일본의 포스팅 상한선이 오른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2년 후 빅리그 진출을 노리는 ‘괴물투수’ 오타니 쇼헤이(니혼햄)가 변수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일본의 포스팅 상한선이 오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800만 달러는 좀 충격적이다”며 “그간 한국 선수들의 포스팅 금액이 일본의 마쓰자카나 다르빗슈처럼 엄청나게 높았다면 몰라도 상한액이 너무 낮다는 생각이 든다. 메이저리그가 금액을 단독으로 결정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범자 기자/


anju101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