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신용카드 위조 국제 조직과 연계, 기차역 무인 매표기를 통해 신용카드 정보를 탈취해 억대의 돈을 가로챈 외국인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경찰청은 서울역과 용산역 무인 매표기에서 기차표를 구매한 188명의 신용카드 정보를 빼내 카드를 복제한 뒤 국내외에서 1억4000만원을 부정 인출한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로 루마니아인 A(27) 씨를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름녀 A씨와 국제 조직은 지난 2월 14일부터 3월 12일까지 약 한 달간 복제 신용카드를 이용해 총 398회에 걸쳐 30만원 또는 100만원씩 국내와 홍콩, 싱가포르 등 외국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현금서비스를 받는 수법으로 돈을 무단으로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카드에서 탈취된 정보는 카드번호, 유효기간, CVC 번호, 비밀번호다. 경찰은 A씨 일당이 매표기에 카드 복제기(스키머)를 설치해 카드번호, 유효기간, CVC 값을 복제했고, 매표기 옆에 몰래카메라를 함께 달아 피해자가 비밀번호를 누르는 모습을 촬영해 비밀번호까지 정확히 알아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는 지난 2월 27일 90일짜리 단기 비자로 입국해 범행을 해 왔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고국으로 도망가려다 지난달 2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붙잡혔다. 검거된 A씨의 노트북 내부 부품 사이에는 8000유로(1000만원 상당)가 숨겨져있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카드 복제 경위와 국제 범죄 조직 협력 여부 등을 집중 추궁 중이지만, A씨는 범행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와 함께 고국으로 도주하려다가 달아난 또 다른 루마니아인 B(35) 씨를 비롯해 국내에 잠입한 공범들의 뒤를 추적중이다.
경찰은 인터폴에 국제 공조 수사를 요청, 싱가포르에서 우리나라 사람 명의의 복제 신용카드를 갖고 있다가 현지 경찰에 검거된 다른 루마니아인 2명이 A씨 등과 연관이 있는지도 함께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국 기차역 무인 매표기 주변에 신용카드 복제기가 설치되지는 않았는지 점검해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를 할 것을 철도당국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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