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전 세계를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었던 2011년 9월 11일 뉴욕 테러(911테러)후 컬럼비아대학 심리학과 조지 보낸노 교수는 “뉴욕이 다른 지역보다 심리치료 네트워크가 밀집된 지역이라 다년간 피해를 당한 사람들이 외상에서 어떻게 벗어나는지 장기적으로 관찰한 결과 대다수의 사람들은 외상 후에도 고통을 견디고 이를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고한 바있다.

보낸노 교수에 따르면 “사고 3개월 뒤부터 대부분의 피해자들의 스트레스 반응이 가라앉기 시작했는데, 어떤 이들은 처음에는 사건에 대해 전혀 말하려 하지 않다가 나중에 가까운 지인에게 자기 경험을 털어놓았다”라며 “오히려 이런 사람이 처음부터 심리치료를 받으며 자기 경험과 적극적으로 맞섰던 사람보다 더 효과적으로 마음의 안정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고발생 3개월을 전후해 안정을 찾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정신과적 개입은 초기에 심한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을 조사해서 치료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보낸노 교수의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을 ‘빨리 조기에 일상생활로 복귀시키고’ ‘주변 가족, 지인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다른 생존자들, 교회, 지역사회 등의 지원 시스템과 연결시키는 것이 필요하며’ ‘재난과 관련된 미디어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관찰되었다.

선진국에서는 이처럼 다수의 인명이 목숨을 잃는 대형재난사고나 테러사건이 발생했을때 초기단계부터 정신적 외상에 대한 치료프로그램을 시스템화시켜 대처하고있다. 대형 참사에 대한 대처 경험이 많은 미국은 지난 1989년 국방부 산하에 국립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센터를 두고 치료서비스를 제공해왔으며, 911테러 이후 연방재난관리청이 직접 재난 대응과 심리치료를 담당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고베 대지진 이후 PTSD 환자가 늘고 심각성이 더해가자 지난 2003년 대규모 재난 사고 관련자의 PTSD발병을 줄이고 발병자를 지속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재해 시 정신보건 의료활동 가이드 라인을 발표했고 ‘마음 케어 센터’를 운용하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채정호 교수는 “우리나라는 서해훼리호,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지하철 참사, 천안함 폭침 등이 재난사고 잇따랐는데 각 부처나 지자체 단위에서 노력이 있었지만 이 모든 기관을 총망라하는 최고위급 컨트롤 타워가 없는 실정이다”라며 “미국 등의 사례처럼 단일화된 컨트롤타워에 소속된 트라우마 치유 센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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