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최근 ‘디지털 현대카드’ 기치를 내건 현대카드가 정태영<사진> 부회장 주도로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꾀하고 있다.
정 부회장의 디지털 행보는 단순히 상품과 서비스를 혁신하는 수준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에 맞게 기업 자체를 개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조직 문화 개선이다.
현대카드는 이달부터 12∼1시로 고정된 점심시간 체계를 폐지했다.
직원들이 직접 정한 1시간 동안 식사나 운동 시간 등으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사내 식당 점심시간을 7시30분까지 넉넉하게 늘렸고, 피트니스클럽은 종일 운영하도록 했다.
1월에 도입한 새 근무복장 규정 ‘뉴오피스룩’을 통해 캐주얼 복장을 허용한 데 이은 파격 조치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 배경을 밝혔다. “근태 중심에서 업적 중심 관리로 서서히 이동하는 과정”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업적을 중시하는 정 부회장의 스타일은 지난 2월 변경된 승진제도에도 반영됐다.
기존 4ㆍ4ㆍ5ㆍ5년의 승진연한을 사실상 없애고 진급한 지 2년이 지난 직원은 모두 승진대상이 될 수 있도록 인사체계를 손질했다.
그 결과 올해는 전체 승진 대상자의 16%가 승진연한과 무관하게 승진했다.
개인 역량이나 성과와 상관 없이 일정기간이 지나면 승진하는 정체된 인사 문화로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딱딱하고 보수적인 국내 금융권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현대카드의 이 같은 변화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사실 현대카드의 움직임은 애플, 구글 등 역동적인 글로벌 IT 기업 문화와 닮아 있다.
정 부회장이 국내외 IT 기업들을 돌며 혁신 DNA를 이식해오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지난 2월에는 스타트업 ‘배달의 민족’을 방문했고 3월엔 미국 구글 본사를 찾았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단순히 카드사업을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라 업계 트렌드와 문화 등을 다양하게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카드의 디지털 혁신도 다른 카드사들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현재 반짝하기 위한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총체적인 변화를 추구한다”는 철학을 정립했다.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이나 플랫폼을 통합해 고객이 필요한 맞춤 서비스를 구체적ㆍ실용적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디지털 현대카드는 단순하고 직관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락앤리밋’은 고객이 모바일 앱에서 카드 사용조건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달에는 ‘페이샷’ 서비스를 론칭, 단 한 번의 클릭만으로 온라인 쇼핑몰 결제가 가능하게 했다.
이를 위해 현대카드 임원ㆍ실무진들은 지난해 100여차례 해외 벤처캐피탈 및 핀테크 기업들과 접촉했다고 한다. 또 지난해 9월 국내 금융사 최초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세운 사무소는 이달 중 3배 확장할 계획이다. 글로벌 흐름을 빠르게 읽는 ‘안테나’ 역할을 하는 실리콘밸리 사무소를 통해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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