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이집트 법원이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자 683명에게 사형 선고를 내렸다. 피바람이 불고 있는 ‘이집트의 봄’은 요원하기만 하다.
이집트 남부 민야지방법원 사이드 유세프 판사는 28일(현지시간) 경찰관 살해와 폭력 등의 혐의로 기소된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자 683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고 이날 미국 CNN 방송 등 여러 외신들이 보도했다.
사형 판결을 내린 피고인 가운데엔 무르시의 지지기반인 무함마드 바디에 무슬림형제단 의장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고 직후 피고인 가족과 친척 등은 법원 청사 인근에서 “불공정한 재판”이라고 항의하며 오열하기도 했다. 유세프 판사를 ‘학살자’라고 부르면서 일부 피고인 가족들은 정신을 잃고 쓰러지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8월 14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카이로 라바광장에서는 군인과 경찰이 무르시 지지 세력에 대해 무력진압을 시도했고 수백 명이 숨졌다. 이에 민야 알이드와 지역 등에서는 경찰관과 지역 경찰서 및 시설들을 공격하는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피고인들 다수는 이 항의시위를 벌이다 체포된 이들이다.
이집트 검찰은 피고인들에게 경찰관 1명 살해, 경찰관 살인 미수, 경찰서 습격 등의 혐의를 내걸었다.
재판에 참석한 피고 측 변호인 알마시리는 “판사는 화가 난 듯 보이는 상태에서 판결문을 읽기만 했다”며 그는 지난달 529명에게 내린 선고를 바꾼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유세프 판사는 지난달 24일에도 다른 무르시 지지자 529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가 37명에 한해 사형을 확정하고 나머지 492명은 무기징역으로 감형한 바 있다.
국제앰네스티도 “공정한 재판에 대한 보장이 결여됐다”며 이를 비판했다.
그러나 피고인들이 1심 판결에 대한 항소는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지에서는 이번 판결이 다음달 치러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군부가 사법부를 이용해 무슬림 형제단과 무르시 지지세력에게 경고를 내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대선을 방해할 경우 강력한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수백 명에 대한 사형 선고를 통해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대선은 다음달 26~27일 예정돼 있으며 이집트 군부의 최고 실세인 압델 파타 엘시시 전 국방장관의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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