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내항여객선에 특화된 안전운항 시책을 수립함으로써 국민 모두가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내항여객선 안전운송체계를 구축했다”
해양수산부가 지난 3월 발표한 ‘2014년 해사안전시행계획’에서 그간 정책의 성과로 명시한 부분이다. 이번 세월호 침몰 사건은 정부의 이같은 인식이 얼마나 안이하고 그릇된 판단이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해양 안전 정책 수립부터 사건 수습과정이 이르기까지 정부는 고비마다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 연속된 오판(誤判)이 사고 예방 실패는 물론 최소화할 수 있었던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해수부는 올해 연안여객 안전정책 관련 시운전(시험운전) 선박 안전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여객선에 대해서는 안전 체계가 자리잡혔다는 인식하에 내린 결정이다. 하지만 선박 노후화, 고령의 선원, 부실한 선사의 재무구조 등 연안여객분야 전반에 깔린 구조적인 위험요소는 전혀 개선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난 16일 이후에도 오판은 이어졌다. 당일 오전 ‘승객 전원 구조’ 소식이 퍼졌다. 촌각을 다투는 사고 초기 결정적 오보는 관계 당국의 판단을 흐렸다. 정부 관계자는 “사고가 알려질 때만해도 승객이 전원 구조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피해자가 이렇게 커질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오보의 발원지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신고를 접수한 해양경찰청 역시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며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 전남소방본부는 지난 16일 오전 8시 52분 단원고 학생 한모(16)군으로부터 신고를 받고 목포해경에 연결시켜 줬지만 한군에게 사고해역 위도와 경도를 묻는 등 엉뚱한 질문으로 6분여를 허비했다. 부랴부랴 구조선을 급파했지만 그나마 선내 진입을 시도할 수 있는 장비도 갖추지 않아 가라앉는 배를 지켜보기만 했다. 사고 초기 대부분의 승객이 구조됐다는 잘못된 정보를 믿고 안일한 행보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수습 과정 역시 총체적인 난국을 보여줬다. 사고 이후 승선자 수는 무려 여섯 차례, 실종자 수는 네 차례나 정정 발표됐다.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떨어뜨린 셈이다. 해수부는 뒤늦게 6월부터 연안여객선 승선권을 전산으로 발권하는 내용의 여객선 승선자 시스템을 마련하고 나섰지만 전형적인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평소에 안전사고 예방 관리를 철저히 하고 긴급재난사고 발생시 가용 인력과 장비를 일사불란하게 투입할 수 있는 시스템 정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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