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발생한 이른바 ‘왕자의 난’에 이어 그룹 총수의 비자금 조성, 면세점 입점로비 혐의 등으로 인한 검찰조사, 가습기 살균제 파동 등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처한 롯데그룹이 주식시장에서도 수난을 당하고 있다.13일 주식시장에서 롯데그룹주는 개장과 동시에 동반 급락세로 출발하고 있다. 검찰의 비자금 수사에다, 호텔롯데 상장도 무기한 연기되면서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 롯데케미칼 등 그룹 계열사 주가가 일제히 3~6%대 약세로 거래를 시작했다.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는 연고점 대비 평균 26% 폭락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총 8조3000억원이 허공으로 사라진 셈이다.▶롯데그룹, 주가 얼마나 내렸나=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그룹 상장 계열사 9곳 가운데, 연고점(종가기준) 대비 10일 주가가 가장 많이 하락한 곳은 롯데관광개발로 35.43%였다.뒤를 이어 롯데하이마트가 33.55%로 주가하락폭이 가장 컸고, 롯데칠성도 마이너스(-)29.12%의 주가수익률을 기록했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주가는 연고점 대비 각각 27.61%, 26.91% 하락했고,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도 각각 -23.89%와 -22.89%로 20%대의 하락폭을 보였다. 이밖에 롯데정밀화학(-17.40%)과 롯데손해보험(-14.24%)도 주가가 빠졌다. 이들 9개사의 각각의 연고점 대비 시가총액 감소액을 합하면 8조3265억원에 달했다.▶오너리스크에 업황까지, 악재만…=지난해 7월 신동주, 신동빈 형제의 이른바 ‘왕자의 난’으로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롯데그룹은 이번엔 비자금 조성 혐의로 ‘오너리스크’가 주가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여기에 가습기 살균제 여파로 검찰이 롯데마트 전 임직원에 대해 영장을 청구하는 등 대외적인 신인도는 큰 타격을 받고있다. 업황마저 우호적이지 않다.롯데칠성, 롯데제과, 롯데푸드 등 식음료주는 모멘텀을 잃었다는 평가다. 더구나 식음료는 주가수익비율(PER)이 19배에 달하는 고밸류에이션이 주가부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유통(쇼핑, 하이마트)도 성장정체의 위기에 있다. 롯데쇼핑은 지분 53%를 보유한 롯데홈쇼핑의 6개월 간 프라임 시간대 영업정지로 타격을 입었다.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홈쇼핑은 롯데쇼핑의 여러 사업부 중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성을 자랑했던 부문”이라며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일부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롯데하이마트도 이미 1분기 컨센서스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내놓았다.보험업(롯데손보) 역시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로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다. 관광업(롯데관광개발)은 경쟁심화가 우려된다.화학업종(케미칼, 정밀화학)은 케미칼이 연초 국제유가 하락으로 1분기 영업이익이 166% 급등하는 등 수혜를 입으면서 그룹 내 시총방어에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유가가 다시 50달러대로 오르면서 원료-제품 마진이 전보다 낮아질 수 있을 것이란 관측 등도 있다.롯데케미칼 주가는 지난 3월 30일 연고점을 찍은 이후 하락세다. 최근 미국 엑시올(Axiall) 인수에 대한 기대도 컸지만, 11일 회사 측은 인수계획 철회를 밝히기도 했다.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 대어로 꼽힌 호텔롯데는 상장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 롯데그룹은 12일 “호텔롯데는 오는 7월26일까지 상장작업을 마무리해야 하지만 현재 투자자보호를 위한 변경신고 등 절차 이행이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사실상 상장이 힘들 것임을 시사했다. 금융투자업계는 검찰의 수사가 오너 일가를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자금 조성 등 불법 회계 사실이 드러나면 최소 향후 3년간 기업공개가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문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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