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아들, 학질의 병마를 견딘 천재, 유신 반대 운동권 학생, 하버드 신문팔이 대학원생 등 파란만장 성공기의 주인공인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근 3~4년 숱한 우려곡절을 겪은 대한민국 경제의 새 마에스트로에 올랐다.

성장률 6%, 취업율 증가, 미국발 금융위기의 조기 극복 등 겉은 번지르르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와 인위적 부양의 실패, 저축은행 PF부실과 비리, 악재의 금융권 도미노, 버블의 붕괴 등으로 이어질지도 모를, ‘내상’ 깊은 우리경제를 살려야 할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된 것이다.

파란만장 박 내정자의 인생은 이명박 대통령의 자수성가 과정을 닮았다. 경남 마산 출생인 박 내정자는 지독히 가난하면서 병마까지 얻어 아버지에게 업혀 등교하기도 했다. 서울대 재학중이던 1974년 11월에는 명동성당 구국성명서 사건에 연루됐고, 1975년 4월에는 민청학년 1주년 ‘기념’ 집회에 참석했다가 두 차례나 수감생활을 했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공부벌레였던 그는 학비를 대기위해 새벽 신문배달에 나서야 했다.

이 대통령과 직접적 인연이 된 것은 2007년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비서실장으로 일할 때 대선 후보이던 이 대통령이 박 내정자의 일처리과정을 지켜보면서부터이다. 합리적으로 당론을 접근하는 아이디어가 돋보였고, 반(反)이명박 세력에 대한 설득력도 뛰어났다. 대선후 그는 인수위에 참여해 새 정부의 조직 새판짜기를 주도했다.

인생의 여로는 이 대통령은 닮았지만 스타일은 다르다. 골프로 치면, 이 대통령은 드라이브를 잘 치고, 박재완은 정교함을 요하는 어프로치를 잘한다고나 할까.

박 내정자는 개각 발표 이후 “거시지표와 체감경기의 간격을 줄이고 부처 칸막이를 낮추겠다”며 “향후 10년을 내다보고 우리 경제의 체질을 착실히 다지겠다. 뜨거운 가슴과 찬 머리를 조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드라이버와 어프로치샷 능력을 조화롭게 하겠다는 의중이다.

그가 말한 우리경제의 ‘체질’ 개선을 이뤄내려면 작금의 현안에 고강도 메스를 대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저출산 고령화, 녹색성장 등 미래지향적 새판을 짜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박 내정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퇴임까지 함께 할 공산이 크다. 균형감각과 온화함 속에 감춰진 ‘순장조’의 비장함이 이명박 정부 막판 한국경제의 화룡점정(畵龍點睛:용의 눈을 드리는 마지막 작업)을 잘 해낼지 주목된다.

박도제 기자/ pdj24@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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