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분석…이달말 종료 美 ‘QE2’ 효과는

S&P500지수 88% 상승

로이터-CRB지수 68% 올라

미국채 가격 거의 변화없고

달러화가치는 17% 폭락

1분기 성장 ‘소프트패치’

벌써 ‘QE3’ 논의 솔솔

지난해 11월부터 글로벌 금융 시장에 6000억달러라는 엄청난 유동성을 펌프질했던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2차 양적 완화(QE2) 프로그램이 9개월 만인 이달 말 공식 종료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3일 글로벌 금융 시장에 고당도 설탕 같은 약효를 발휘했던 QE2의 실제 효과와 QE2 이후의 전망을 자산 시장별로 분석했다.

▶QE2가 실물경제 견인했나=QE2가 가져온 경기 부양 효과에 대해 스위스의 프라이빗뱅크인 로바르드오디에르의 폴 마슨은 “자산 시장 인플레이션이 QE의 진정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QE2가 자산가격에 미친 영향은 2008년 9월 월가의 금융위기 이래 최저점으로 증시가 내려갔던 지난 2009년 5월 9일과 지난 6월 10일 현재를 비교하면 드러난다. 이 기간에 미국 증시의 S&P500지수는 88%가 올랐고 국제 상품가격지수인 로이터-CRB지수는 68%가 상승했다. 반면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009년 당시 2.89%에서 현재 2.97%로 올라 0.08%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고 달러화 가치는 연준 달러 지수 기준으로 17% 하락했다.

한마디로 미국 증시와 국제상품가격이 폭등한 반면 연준이 국공채를 6000억달러를 사들였는데도 미 국채 가격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또 다른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는 큰 폭으로 내려갔다.

QE2는 애초 미국 경기를 부양하고 디플레이션 위험을 막기 위해 취해졌다. 하지만 미국의 실업률(9.1%)은 여전히 높고 미 1분기 경제(GDP) 성장률이 1.8%로 소프트 패치를 보이고 있다. QE2가 결국은 실물경제는 진작시키지 못하고 투기만 자극했다는 지적이다.

경제학자들은 미약한 미 경제 회복에 고유가와 고식품 가격이라는 짐만 얹어준 꼴이라고 비난한다.

▶QE2가 끝나면=이런 맥락에서 연준의 돈 펌프가 멈추면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고 JP모건 자산관리의 투자담당자인 스티브 리어가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주의 미 증시는 6일 연속 하락세와 미 국채에 투자가 몰리면서 10년물 수익률이 3% 이하로 떨어진 게 이런 우려를 반영한다.

반면 크레디트스위스의 로버트 파커는 “미 연준이 상당 기간 제로금리를 유지할 방침이어서 QE2의 종료는 금융 시장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QE2로 발생한 달러화 약세와 상품가격 앙등이 두통거리다.

이미 미국도 에너지와 식품 가격 상승이 지난 1분기 성장률이 애초 예상치였던 2% 성장을 달성하지 못하고 1.8%로 주저앉는 요인이 됐다. 결과적으로 1분기 성장이 소프트 패치를 보이면서 또 다른 경기 부양책, 즉 QE3 논의가 솔솔 나오고 있다.

▶국채 가격 상승?=QE2는 값싼 자금이 늘어나면서 투자자들이 미 국채 같은 저수익 안전자산을 팔고 정크본드나 주식 등 고수익 위험자산으로의 투자를 갈아타는 효과를 내줬다고 RBS증권의 투자전략가 윌리엄 오도넬이 지적했다. 때문에 QE2가 지난해 말 시작되면서 예상과 달리 미 국채 가격이 내려간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이에 따라 QE2가 종료되면 국채를 팔고 위험자산으로 흐르던 투자 흐름에 역류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주가 하락, 달러 약세 진정=지난주 미 증시가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QE2 종료가 미 증시에 강한 조정을 가져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논점은 그동안의 주가 상승이 미국 기업의 수익 호조라는 펀더멘털 덕분이냐, 아니면 QE2 유동성 약발 때문이냐는 것이다.

야드니리서치는 올해 말까지 S&P가 16%나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QE2보다는 기업 이익이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진단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주식이 매력 있다기보다는 예금상품은 수익이 낮고 상품 시장은 버블 수준으로 상승했기 때문에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투자 시장은 이미 QE2 종료에 따른 주가 하락 쪽으로 기울어 JP모건은 경기 순환주에서 제약, 유틸리티 주식 같은 경기 방어주를 추천하고 있다.

▶달러약세 진정?=QE2가 종료되면 달러 유동성 공세가 잦아들어 자국 통화가치 유지에 애를 먹어온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시름을 덜 것으로 보인다. 또 달러 유동성이 줄어들기 시작하면 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이에 따라 위험자산 회피 투자가 이어지며, 이는 곧 달러화 강세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미 경제의 부진 때문에 웰스파고은행의 통화전략가인 바실리 세레브라이어코프는 QE2 종료로 달러화의 강세 반전까지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상품가격 붕괴는 안 돼=최근의 상품가격 앙등이 주로 최근 몇 달간 선물 시장에서의 베팅이 사상 최고치로 상승한 데 따른 것이어서 QE2가 투기적인 버블의 요인이 됐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국제상품 시장 전문가들은 상품가격이 QE2 종료에 따라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신흥국의 수요 급증 덕분에 붕괴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지희 기자/jgo@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