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대한민국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로 지정된 ‘판소리’는 2003년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선정돼 세계적으로 그 가치와 위상을 인정받은 우리나라 전통음악이다. 그러나 밀려드는 서양음악과 대중가요의 홍수 속에서 판소리와 국악의 입지가 좁아든 것도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경남지역 대표 예술인으로서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판소리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적극 앞장서고 있는 이가 바로 손양희국악예술단(www.woorysory.com) 손양희 단장이다.
판소리 ‘적벽가’ 이수자, 대구광역시 무형문화재 제8호 ‘흥보가’ 이수자인 손 단장은 “삶의 끈을 놓아버리려 결심할 만큼 힘든 순간 신문 모퉁이에서 ‘국악무료강습’을 보고 무작정 달려갔다”면서 “어떤 일이 있어도 이것만은 포기하지 말자고 수없이 다짐하며, 지친 내 스스로에게 ‘할 수 있다’고 다독였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그녀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도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 덕분에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며 무용, 노래, 미술, 체육, 글짓기 등에 타고난 소질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18세 때 어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져 가세가 기울기 시작,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이에 손 단장은 몸이 불편한 어머니를 25년 간(2010년 작고) 지극정성으로 보살피고 주경야독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그녀는 “부유한 삶을 살다 한순간 가장 낮은 곳으로 곤두박질치면서도 내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와 판소리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 당시의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인지 손 단장의 소리에는 삶의 희로애락이 그대로 묻어나, 청중을 전율과 감동으로 압도한다. 수차례에 걸친 서울 중앙 무대로의 제의와 권유도 거절하며 지역에서 후진 양성 및 다양한 국악 공연을 기획중인 그녀는 1996년 창원전국국악경연대회를 유치해 재능있는 국악인들을 발굴·후원하고, 창원어린이(청소년)국악단을 창단해 매년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여 왔다.
이와 관련해 손 단장은 “아직까지 국악에 대한 관심이 낮고, 인프라와 지원이 열악해 어려움에 직면할 때가 많다”며 “한국 국악계의 미래를 이끌어 갈 ‘창원어린이국악단’이 시립으로 전환돼, 더 많은 지원 속에서 체계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기 바란다”고 전했다. 가녀린 체구와는 달리 강인하고 열정적인 모습으로 25년간 소리꾼으로서 쉼 없이 달려온 손 단장이 흘린 땀방울은 판소리, 국악 발전의 훌륭한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한편, 오는 10월 1일 오후 5시 창원 성산아트홀에선 ‘창원어린이국악단’의 제5회 공연이 개최된다.
simdy1219@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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