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유하나(가명)씨는 여름을 나기 위해 200만원짜리 에어컨을 사기로 마음먹었다. 월급에 맞먹는 에어컨 값을 일시불로 한 번에 내기 어려웠던 유씨는 결국 12개월 할부를 이용하기로 했다. 할부수수료가 얼마나 붙을 지 궁금했던 그는 주로 쓰는 카드사에 문의를 했고, 자신의 고객등급으로는 18만원 넘는 할부수수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것을 알게 돼 고민에 빠졌다.
고가의 물건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라면 신용카드 할부 결제 때문에 한 번쯤 하게 되는 고민이다. 이런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카드사들이 운영하는 제도로 ‘포인트 연계 할부 서비스’라는 게 있다. 과거 ‘선지급포인트 서비스’(선포인트 제도)로 불렸던 이 제도는 상품 구매비용의 일부를 카드사가 부담하고 그 돈을 고객이 카드 사용시 쌓이는 포인트로 갚을 수 있게 한 서비스다. 신청금액 한도는 50만원으로, 물품 가격의 30% 이하까지 가능하다. 포인트 상환을 위한 월별 카드 이용금액 고지 불충분 등 불완전판매 논란이 일자 지난해 서비스 최대 이용금액을 7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환기간도 최대 60개월에서 36개월 등으로 축소했다. 하지만 자동차, 가전제품, 휴대전화 등 고가의 제품을 구입할 때 유용하다는 장점 때문에 꾸준히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카드업계의 진단이다.
실제 포인트 연계 할부 서비스가 소비자에게 이득이 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유 씨의 에어컨 비용을 A사의 제도에 가상으로 대입해 계산해봤다. 50만원은 36개월 간 포인트 연계 할부 서비스로 이용하고, 나머지 150만원은 똑같이 12개월 할부로 한다고 가정했다. 이때 월평균 상환해야 하는 포인트는 1만5000점 정도였다. 일반적인 할부수수료(연 6.5%)와 포인트 적립률(1.25%)을 적용하면 매달 120만원 가량을 꾸준히 사용해야 한다.
그렇지만 유통, 통신 등 포인트 적립률이 높은 가맹점 위주로 사용하면 월평균 이용금액을 낮출 수 있다. 매달 통신요금 9만원, 마트 20만원, 백화점 15만원, 주유소 15만원, 기타업종 5만원 등 총 60만원으로도 1만5000점을 채울 수 있었다. 포인트 연계 할부 서비스를 이용한 카드로 생활비를 낸다고 생각하면 큰 부담 없이 포인트 상환이 가능한 것이다. 150만원에 대한 할부 수수료는 약 14만원으로 200만원 전액을 할부 결제했을 때보다 4만원 정도 아낄 수 있었다. 포인트 연계 할부 서비스는 이처럼 가전제품이나 자동차 등 고가의 제품 살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휴대전화의 경우에는 70만원까지 포인트 결제할 수 있다.
대출에도 연계해 쓸 수 있다. KB국민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는 은행에서 부동산담보대출을 받을 때 대출원금 최고 50만원과 해당 이자를 우선 상환하고, 카드 사용으로 적립된 포인트로 갚을 수 있도록 한 제도를 운영 중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포인트 연계 할부 서비스는 잘만 이용하면 사실상의 무이자 할부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 고객의 부담을 낮출 수 있다”면서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포인트 계산기나 시뮬레이션 등을 활용해 상환을 위한 카드 결제 계획을 미리 세우면 도움이 된다” 말했다.
다만 ‘잘 쓰면 약, 못 쓰면 독’이 될 수도 있다.
포인트로 미리 결제했기 때문에 이 포인트를 갚기 위해 매달 일정금액을 쓰다 보면 불필요한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
카드 이용금액을 채우지 못했을 때는 원금과 이자를 현금으로 갚아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강승연 기자/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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