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물리력이 동원된 단독 강행처리에 반대하며 여야 협상론에 불을 붙였던 한나라당 내 협상파 의원들이 “불출마” 배수의 진을 치고 마지막 노력에 나섰다.
지난 17일 마라톤 의원총회를 기점으로 당 내 ‘한미 FTA 조속 처리’ 여론은 더욱 힘을 받으며 ‘강행처리 반대’를 주장해온 협상파를 압박하고 있지만, 이들 의원들은 “정부의 자발적인 문서 제출”이라는 정치적 타협안을 제시하며 여야 지도부를 압박했다.
18일 정태근 의원은 민주당 협상파의 한미 양국 장관의 서명이 담긴 ISD 문서 제출 요구에 대해 “당혹스럽고 민주당이 모욕하는 느낌”이라면서도 “당이 정부에 요청하기는 적절치 않지만, 정부 스스로가 검토할 여지는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즉 민주당의 요구를 정부가 스스로 이행에 옮겨, 더 이상 반대할 명분의 싹을 근원적으로 없에자는 협상파의 마지막 카드를 제시한 셈이다.
정 의원은 “문서 외에도 다양한 형태로 설득 노력을 계속 하겠다”며 “단식장에서 만난 민주당 의원들도 생각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시간을 좀 더 가지고 하면 협상 타결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민주당 협상파와 손잡고 양당 지도부를 압박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강경파가 득세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들 협상파가 한미FTA 비준안 처리의 주요 변수라는데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비준안이 직권상정 될 경우 협상파 상당수가 포함된 ‘22인 결사대’의 참가를 현 상황에서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협상파 내부에서도 “단독 표결처리에 참여하지 않을 명분이 더 이상 없다”는 분위기가 우세해지고 있는 점은 변수다. 이미 대통령이 “FTA 비준 후 3개월내 재협상” 카드까지 제시한 만큼 더이상 민주당과의 대화채널을 이어갈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 17일 “어차피 강경파도 빨라야 24일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협상파 김성식 의견 역시 이를 방증한다.
<손미정 기자 @monacca> balm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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