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상호 부장검사)는 11일 박희태 국회의장의 전 비서였던 고명진(40) 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고씨는 이번 사건을 폭로한 고승덕 의원이 지난 2008년 전대 당시 받은 돈 봉투를 자신의 보좌관 김모씨를 통해 되돌려줬다고 지목한 인물로, 전대 2~3일 전 고 의원실에 돈 봉투를 직접 전달한 사람과 동일인이라는 의심도 받고 있다.

고씨는 박 의장이 17대 의원이던 시절 비서를 맡았으며, 현재 한나라당 모 의원보좌관이다. 2008년 전대 당시 박희태 후보 캠프에서 일했다.

검찰은 고씨를 상대로 전대 다음날인 7월4일 고 의원 측 김 보좌관으로부터 돈 봉투를 되돌려받은 경위와 상황 등 사실 관계를 상세히 조사했다. 고씨는 돈을 돌려받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고 의원실에 돈을 전달한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씨는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4년 전 일이라 기억이 안 난다“고 말한 바 있다.

전대 당시 고 의원실에서 근무했던 여비서 이모씨는 지난 9일 조사에서 검찰이 박희태 후보 캠프와 그 주변 보좌진의 사진을 제시하자 고씨를 비롯해 몇 명을 의심가는 인물로 지목했지만, 정확히 특정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의원은 전대 당시 이씨에게 돈 봉투를 건넨 사람은 ‘검은 뿔테 안경을 쓴 30대 초중반의 남성’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검찰은 고씨가 돈 봉투 전달자가 아니라고 거듭 항변함에 따라 그렇다면 ‘뿔테 안경의 남성’이 누구인지, 다른 의원실에 돈 봉투를 돌린 적이 있는지, 돈 심부름을한 다른 사람을 알고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고씨는 돈을 돌려받은 것 외에 모든 의혹이나 사실 관계를 부인하거나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은 고씨 진술의 신빙성에 의심을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씨는 자신이 고 의원실에서 되돌려받은 돈 봉투도 바로 위 상관에게만 보고했을 뿐 당시 박희태 후보에게까지 보고가 됐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밤늦게까지 고씨를 조사한 뒤 일단 귀가시킬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이날 오전 경기 일산의 고씨 자택을 2시간가량 압수수색해 쇼핑백 1개 분량의 자료 등을 확보했다. 고씨는 압수수색 중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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