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중국이 자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학자들에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의 한반도 배치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커지고 있다.

5일 중국 학계 사정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의 한 대학교에 재직 중인 한국인 A교수는 최근 중국 당국으로부터 사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서를 이메일을 통해 받았다. 이 소식통은 “해당 교수는 이를 놓고 ‘마치 사상검증 같았다’면서, 본인 외에 다른 한국인 교수에게도 질의서가 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앞으로 중국에서 연구활동을 하거나 중국과 학술교류를 하려는 학자에게 중국이 비자를 발급하면서 이와 비슷한 일종의 ‘사상검증’을 할 것 같다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학자는 물론 이 소식통 모두 질의서를 받은 사실은 밝혔지만 자신의 신원과 관련해서는 전공과 활동 대학은 물론 대략적인 지역조차 밝히길 꺼렸다. 질의서를 보낸 측에 대해서도 ‘당국’이라고만 밝혔다. 중국 내부에 사드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 있어 어떤 식으로 불이익을 받을지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중국 베이징을 다녀온 국내 민간연구소의 중국 전문가는 “중국 정부, 학계, 기업 측 누구라고 할 것 없이 한국의 전문가에게 불만이 크다”며 “중국에 있는 한국 학자에게도 (사드 배치 반대) 목소리를 내라는 식의 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중국 내 분위기가 엄중하다는 의미다.

또 다른 전문가 역시 중국 내 분위기 및 반응을 묻자 “언론과 접촉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민감한 문제”라며 “중국이 한국 학자들을 모니터링 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중국의 사드 반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 방안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소상히 밝힌 한 교수 역시 중국 측으로부터 불이익을 받았거나 받을 것으로 보는지를 묻자 “객관적 여파가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객관적 여파란 갑작스러운 학술교류 취소나 연기 등으로, 이 학자는 “구체적인 피해를 언급하는 순간 신원이 드러나 불똥이 튈 수 있다”며 대화 모두를 익명으로 부탁했다. 이 같은 사례는 ‘부지기수’라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중국 관영 언론인 인민일보는 최근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한국 학자 및 전문가의 견해를 집중적으로 싣는 등 ‘여론몰이’를 강화하고있다. 김대중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전 장관은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 사드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하고 있는데 대해 일각에서는 “중국은 사드 보복을 못할 것”이라는 유일호 경제부총리의 발언이 중국의 감정을 건드린 도화선이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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