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시장, 지속가능성·순환 경제 트렌드에 新산업 주목
잠재력 큰 韓 중고시장, 글로벌 시장 대비 저속 성장세
중고상품에도 ‘프리미엄’…스토리 담아 부가 가치 창출
![[게티이미지뱅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14/news-p.v1.20250414.d81890ecd9fa47b4a535377edb18b14b_P1.jpg)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중고 거래가 글로벌 시장에서 하나의 산업군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속가능성과 순환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주요 국가에서는 새로운 경제 자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잠재력이 큰 중고 시장을 지원해 성장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중고 수출 시스템의 산업화에 공을 들이는 국가가 늘고 있다. 일본과 유럽이 대표적이다. 일본은 중고품을 수출할 때 소비세(일본판 부가가치세)를 면제한다. 전용 통관 창구까지 운영하고 있다. 중고품이라도 ‘정식 수출품’으로 인정받도록 제도적 기반을 갖췄다. 라쿠텐, 야후재팬 등 역직구 플랫폼은 글로벌 진출을 통해 자국 중고 물품을 수출하는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
지속가능성에 높은 가치를 두는 EU(유럽연합)는 더 체계적이다. 마진과세 제도, 수출 시 부가가치세 면제 등 순환 경제 정책과 연계된 중고 수출 장려 시스템을 먼저 구축했다. 재사용할 수 있는 자원으로 중고품을 분류하고, 폐기물 감축과 환경 보호를 동시에 달성하는 유럽식 순환 산업 구조를 마련했다.
반면 한국은 아직 중고품 수출에 대한 제도적 기반이 미흡하다. 개인이나 일부 리셀러(재판매자) 중심의 수출이 이뤄지고 있으나 전문 유통망, 통관 혜택, 정책적 지원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특히 국내에서 중고 시장은 개인 간 내수 거래라는 인식이 강하다. 중고 시장 자체를 수출의 신모델로 산업화하려는 흐름은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중고 시장 규모만 놓고 보면 세계 순위권이지만, 수출 가능성이나 체계성 면에서는 수출 선진국과 차이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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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중고 시장은 글로벌 국가 중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K-콘텐츠 기반 중고 상품이 대표적이다. K-팝 아이돌의 공식 굿즈, 스타가 착용한 의류, 리미티드 앨범 등은 중고 제품에도 ‘프리미엄’이 붙는다. 단순히 ‘재사용 물품’이 아닌, 이야기를 담은 ‘문화적 자산’으로 인식된다는 의미다. BTS 멤버가 입었던 옷도 마찬가지다. 단순한 중고 의류가 아니라, 글로벌 팬에게는 가수와 팬을 연결하는 수집 가치 높은 소장품으로 작용한다.
관련 업계는 중고 수출을 하나의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제도적 기반이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일부 플랫폼은 역직구 전용 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중고 상품을 선별해 제공하기도 한다. 여기에 중고 수출에 대한 통관 절차 간소화, 세제 혜택, 전용 유통 창구 도입 등이 뒤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개인 셀러나 소규모 판매자들이 간편하게 해외로 판매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성장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중고에 프리미엄을 입히는 브랜드 전략도 중요하다. 단순 중고품이 아닌, ‘이야기가 담긴 중고품’, ‘한국 문화를 담은 상품’으로 공략한다면 글로벌 팬덤 문화와 연계된 콘텐츠형 유통모델로 진화할 수 있다.
한국중고수출협회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중고 시장이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받으며 성장판을 키우고 있다”며 “국내 중고 시장도 잠재력이 큰 만큼 새로운 수출 모델로 발전시키기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newda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