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요청에 단종 제품 재출시
신제품 부담 줄이면서 신선함 제공
인기 얻어 매출 효자로도 자리매김
![‘농심라면’ 제품 이미지 [농심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23/news-p.v1.20250423.f4179bbda62b47a488e875b7e01deb97_P1.png)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식품업계가 과거 히트작을 다시 꺼내고 있다. 이른바 ‘복고(레트로) 마케팅’이다. 당시 소비자였던 기성세대를 노리는 동시에 젊은 층에 신선함을 주면서 신규 고객층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이다.
2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농심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현재는 단종된 제품을 다시 선보였다. 40년 만에 재출시한 ‘농심라면’이 대표적이다. 2월에는 1980년 출시했던 생감자 스낵 ‘크레오파트라’를 솔트앤올리브 맛으로 재해석해 내놨다.
농심라면은 1975년 출시 당시 광고에서 사용한 ‘형님 먼저, 아우 먼저’ 카피는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맛은 당시의 레시피를 기반으로 최근 소비자 입맛에 맞게 변화시켰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출시 3개월 만에 판매량이 1000만봉을 넘어서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소비자의 요청으로 돌아온 제품도 있다. 오리온은 지난해 5월 ‘포카칩 스윙치즈맛’을 8년 만에 재출시했다. 소비자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뿐만 아니라 고객센터를 통해 재출시를 요청했다. 지난 2월 출시한 ‘비틀즈’도 고객 요청을 고려해 리뉴얼 일정을 하반기에서 상반기로 앞당겼다.
단종된 제품의 부활은 신제품 개발로 인한 부담을 줄이면서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실제 ‘농심라면’이나 ‘비틀즈’처럼 기존 제조 방법을 활용하면 개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해당 브랜드가 익숙한 소비자에게는 추억으로 다가갈 수 있다. 제품이 생소한 젊은 층들은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복고 제품이 일종의 이벤트성이 아닌 매출 효자로도 거듭나고 있다. 롯데웰푸드 ‘립파이 초코’는 2023년 8년 만에 부활해 주요 품목으로 자리를 잡았다. 출시 1년 만에 100억원에 달하는 매출도 달성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면서 재출시 후 시장에 성공적으로 정착했다”고 평가했다.
단종 제품을 다시 시장에 내놓을 때는 과거의 판매 기록을 활용한다. 처음부터 대량 생산을 하지 않고, 물량을 조절해 안정적인 판매 전략을 갖추는 식이다. 실제 오뚜기는 과거 판매 이력을 고려해 올해 3월부터 ‘함흥비빔면’을 8만개 한정으로 판매했다. ‘함흥비빔면’은 지난 2022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한 한정 판매 후 단종돼 지난해 6월 재출시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에게 음식은 자기 만족감을 충족시키는 요소로,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제품을 접하면 일종의 힐링을 느낄 수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신제품보다 과거 제품을 리뉴얼 하는 것이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리면서 위험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mp1256@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