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세작달’ 선보여…2차 이벤트까지
‘금융소비자보호 지침’ 때문에 최상급 못써
‘하나원큐’ 서비스 확대…가입자 수 7.8배↑
![하나은행이 제작한 ‘세상에서 가장 작을 수 있는 달력’ 24K 골드 에디션 제품. [하나은행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25/news-p.v1.20250425.01bdcf13ef2e4424b8d812e9d1433d6e_P1.png)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연말·연초에 하는 달력 증정 행사를 6월까지”
하나은행의 틀을 깬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앱) 마케팅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선보인 한정판 굿즈(기획상품) ‘세상에서 가장 작을 수 있는 달력(세작달)’에 고객들 호응이 계속되자 관련 마케팅을 6월까지 이어가고 있다. 은행권에서 달력 증정 행사가 보통 연말·연초에 열리는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세작달’은 2025년 을사년(乙巳年)을 맞아 푸른뱀 캐릭터를 활용해 만든 달력이다. 탁상이나 벽걸이 등 형태가 아닌, 키링(열쇠고리)으로 제작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12월 당시 하나은행의 모바일앱 ‘하나원큐’를 활용해 총 1000명에게 달력을 증정했다.
올해 3월에는 1차 행사로 ‘세작달 24K 골드 에디션’을 증정했다. ‘세작달’에 24K 금 1g으로 만든 순금 카드를 넣은 제품이다. 3명을 추첨하는 응모에 22만명이 넘게 몰렸다. 고객들의 높은 관심에 하나은행은 규모를 키워 2차 행사도 선보였다. 6월 10일까지 ‘세작달 24K 골드 한정판 키링’ 8개와 ‘세작달 오지리널 키링’ 230개를 경품으로 제공하고 있다.
‘세작달’이 고객들의 관심을 끈 이유 중 하나로는 독특한 이름도 꼽힌다. 하나은행이 ‘세상에서 가장 작은 달력’이 아닌, ‘세상에서 가장 작을 수 있는 달력’이라는 모호한 이름을 붙인 것은 ‘금융소비자보호 모범규준 운용 지침’에 때문이다.
이 지침은 지난 2013년 은행을 비롯해 보험, 카드, 증권사 등 금융권의 소비자를 과대광고 등에서 보호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대표적인 내용이 ‘최고’, ‘최저’, ‘최우량’, ‘최대’, ‘최소’, ‘1위’ 등 최상급 서열을 직접적으로 의미하는 용어의 사용을 제한한 것이다. ‘최초’ 등 유일성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해당 내용이 객관적으로 입증되는 경우에만 이런 표현을 쓸 수 있게 했다.
그전까지 금융권에서는 예·수신, 보험, 카드를 출시할 때 업계 최초나 최고 수준이라는 용어를 남발했다. 이런 관행으로 고객들의 민원이 많다고 판단해 당시 금융당국이 이런 조처를 내린 것이다.
하나은행은 이 지침을 역으로 활용해 ‘가장’이라는 최상급 표현에, 가능성의 의미가 담긴 ‘할 수 있다’는 표현을 합쳐 지침을 위배하지 않으면서 고객들의 관심을 끄는 마케팅을 기획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세작달’ 행사는 하나원큐 이용 고객의 혜택 증대를 목적으로 기획했다”며 “고객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면서 하나원큐 신규 손님과 사용량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하나원큐’ 앱을 중심으로 비대면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 2020년 8월 ‘하나원큐’를 전면 개편한 ‘뉴하나원큐’ 앱을 선보였다. 기존 은행 업무만 제공했던 것에서 나아가 카드·증권·보험 등 그룹 계열사의 주요 서비스와 생활금융 서비스를 통합했다. 지난해 ‘하나원큐’ 누적 가입자 수는 1660만 명으로 1년 새 7.8% 늘었다.
최근에는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 사업 ‘프로젝트 FIRST’를 통해 하나원큐를 재구축하고 있다. 오는 2026년까지 ‘디지털 플랫폼’을 혁신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를 위해 ‘하나원큐’ 앱을 탈바꿈하고, 고객의 거래 유형을 분류해 각자 선호하는 서비스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맞춤형 구조를 구현할 계획이다. 대용량 데이터 처리 속도도 개선해 비대면 채널을 최적화한다.
하나금융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하나은행의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건수는 1만5897건으로 1년 전 4690건보다 3.4배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금액은 6340억원에서 2조7290억원으로 4.3배 증가했다.

kimst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