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창릉 S3·S4블록서 문화재 흔적 발견

“정밀발굴조사 필요…연내 결과 나올 것”

경기도 고양 창릉 3기 신도시 모습. [연합]
경기도 고양 창릉 3기 신도시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공공택지지구인 경기도 고양시 고양창릉 S3·S4블록 공사 현장에서 문화재의 흔적이 발견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정밀조사에 착수했다. 사전청약을 받은 공공분양 아파트 1800여 가구가 들어설 예정인 이 구역은 추가 조사 결과에 따라 본청약 시기가 연기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H는 경기도 고양창릉 S3·S4블록 문화재 시굴 조사 과정에서 문화재 흔적을 발견한 것으로 확인됐다. LH는 지난해 S3블록(2024년 11월), S4블록(2024년 6월) 문화재 시굴 조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정밀발굴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자 작년 9월(S3블록)과 올해 3월(S4블록)부터 정밀발굴조사를 시작했다. 이르면 올해 9월, 늦어도 10월 안에 조사 결과를 발표해 본청약 연기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 2021년부터 3기 신도시인 고양창릉에 사전 청약 물량을 대대적으로 공급했다. 사전청약은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분양주택의 조기 공급 효과를 위해 본청약보다 1~2년 앞서 청약을 받는 제도다. LH는 각각 2022년과 2023년 S4블록(공공분양)과 S3블록(이익공유형 분양주택)에 대한 사전청약을 받았다. 공사를 통해 S3블록에 877가구, S4블록에 941가구 등 총 1800여 가구를 조성할 예정이었다.

경기도 고양 창릉 3기 신도시 모습. [연합]
경기도 고양 창릉 3기 신도시 모습. [연합]

그러나 정밀발굴조사에서 문화재가 출토될 경우 본청약 연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S3·S4의 본청약은 2026년 3월로 계획돼 있었다. LH 관계자는 “고양창릉 S3·S4블록의 본청약 일정이 늦어지지 않게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정밀조사발굴 과정에서 큰 유적이 발굴되면 본청약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사전청약 당첨자들에게 늦어도 본청약 6개월 전까지 본청약 연기 여부를 판단해 안내문을 발송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문화재 발굴 소식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고양창릉 S4블록 사전청약 당첨자 A씨는 “2022년 사전청약에 당첨돼 본청약을 기다리고 있는데 무소식이다”라며 “주변에서 문화재가 발굴돼 본청약이 미뤄진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얼마나 연기될지 벌써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사이 분양가가 오를 수도 있고 입주일도 기약 없이 밀릴 것 같다”고 토로했다. 사전청약 당첨자 B씨도 “본청약 일정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또 기다릴 수도 있다니 허탈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019년 고양 창릉 지구를 3기 신도시로 선정하고 813만㎡ 부지에 3만8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신도시 지정 당시부터 일부 주민들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서오릉이 훼손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실제로 창릉 신도시 인근에는 조선 왕조의 서오릉(경릉·창릉·익릉·명릉·홍릉)이 자리잡고 있다. 이에 정부는 유산영향평가와 문화재 발굴조사를 실시해 매장 문화재가 출토되면 공급계획을 변경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dod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