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요 투자은행(IB)이 제시한 한국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가 5월말 평균 0.8%에서 6월말 0.9%로 0.1%포인트 올라갔다. 이 지표의 상향 조정은 지난해 2월(2.1→2.2%) 이후 1년 4개월만에 처음이다. 그동안은 내리 하향됐거나 변동이 없었다. IB 8곳 중 전망치를 올린 곳은 바클리(1.0→1.1%),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0.8→1.0%), UBS(1.0→1.2%) 등 3곳이다. 골드만삭스(1.1%)와 노무라(1.0%), HSBC(0.7%), 씨티(0.6%), JP모건(0.5%)은 종전 전망을 유지했다. 우리 경제가 성장률 1%대로 올라서느냐의 갈림길에 선 셈이다. 5월말 기준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전망치는 0.8%다.
가뜩이나 심란한 정국에서 한달이 멀다하고 뚝뚝 떨어지거나 멈춰선 수치를 지켜봐야만 했던 국민들로선 간만에 반가운 소식이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안정성과 적극적인 확장 재정 기조,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완화에 따른 수출 개선 기대 등이 우리 경제를 보는 글로벌 시장의 시각을 다소나마 긍정적으로 바꿔 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두 차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집행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가 주효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추경 패키지가 올해 성장률을 약 0.2%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안심하거나 낙관할 상황은 결코 아니다. 우선 대미 관세 협상이 타결되지 않아 우리 경제 성장 동력인 수출 전망이 불투명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르면 4일(현지시간)부터 각국에 상호관세율을 적시한 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3일 밝혔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상호관세 유예기간(8일까지)이 종료되면 미국과 합의를 못한 나라들엔 기존 상호관세율이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엔 현재 25%로 책정된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은 3일 기자회견에서 대미 관세협상에 대해 “8일까지 끝낼 수 있는지도 확언하기 어렵다”며 “쌍방이 정확히 뭘 원하는지가 명확하게 정리되지는 못한 상태”라고 했다. 집값과 가계대출에 따른 통화정책도 변수다. 정부의 강도높은 대출규제로 서울 주택거래와 가격이 일단 주춤한 양상이지만 재가열되면 한은이 쉽게 금리를 내릴 수 없다. 성장에 부담이 된다는 뜻이다.
갈 길은 멀고 시간은 없다. 대미 관세 협상 타결과 부동산 수요 규제 및 공급확대, 통화 정책이 ‘적시’에 맞물리지 않으면, 모처럼 맞은 성장률 반등세가 다시 꺾일 수 있다.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힌대로 대미 협상 카드를 샅샅이 찾아내고, 집값 안정과 대출 규제 후속 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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