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집값 안정을 목표로 초강력 대출규제 정책을 시행한 지 불과 열흘도 채 되지 않아 가시적인 지표 변화가 잇따랐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일시 둔화되고, 주택가격 선행지수인 거래량도 대폭 줄었다. 주택담보대출은 반토막이 났다. 서울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며 ‘불장’으로 치닫던 기세는 일시적으로 꺾인 셈인데, 정부의 정책과 시장의 주택가격 ‘기대심리’와의 싸움이 본격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6억원 이상 주택담보대출 금지’를 골자로 하는, 전례없이 강력한 ‘가계부채 관리 방안’(6·27 대책)을 발표하고 바로 다음날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6·27 대책 전 일주일(6월 20~26일)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는 총 1629건이었으나 이후 일주일(6월 27일~7월 3일)은 577건으로 64.5%가 감소했다. 6·27 대책이 아직 시세에 본격 반영되지는 않은 상태에서 선행지수 격인 거래가 급격히 줄어 집값 상승폭은 더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다섯째주(6월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40%로 전주(0.43%) 대비 소폭 줄었다. 특히 최근 강남권과 용산, 성동, 강동 등 지역의 상승폭이 일제히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절반 이상 줄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6·27 대책 발표 후 첫 주(6월 30일~7월 3일) 은행권 서울 지역 일평균 주담대 신청액은 3500억원대로 집계됐다. 대책 발표일 직전 주(6월 23~27일) 7400억원대에 비하면 52.7%가 감소했다. 대출이 막히고 집값 전망이 불투명하자 아파트 매매계약 취소도 이어졌다.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서울에서 계약 해제된 225건 가운데 취소 사유 발생일이 6·27 이후인 사례는 125건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을 중장기적인 부동산 시장의 안정 신호로 보기엔 이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6·27 대책을 “맛보기 정도”라며 공급 확대와 수요 억제 대책이 “엄청나게 많이 남아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등 민주당 집권기에 대출규제가 오히려 기대심리 자극으로 이어졌던 과거 사례의 재현을 미연에 막고, 모든 규제와 대책을 동원한 집값 안정의 강력한 의지를 시장에 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이달 중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공급확대 대책이 기대심리를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0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도 변수다. 부동산 수요·공급 및 금융·통화 정책의 최적 조합을 찾아내 최적 시기에 실행해야 과거 정부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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