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쿠폰에 따른 내수 진작과 관세협상 선방으로 한국경제의 성장률 전망치가 올라가는 상승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 중 한국경제에 가장 비관적이던 JP모건은 지난달 말 3분기 재정 부양이 수출 부진 완충 작용을 했다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5%에서 0.7%로 한 달 새 0.2%포인트나 상향했다. 골드만삭스도 지난 1일 한미 무역 협상 결과를 반영해 전망치를 기존 1.1%에서 1.2%로 높였다. 지난 5월 올해 성장률을 0.8%로 내다봤던 한국은행도 2차 추경 효과 등을 반영해 이달 수정 경제전망에서 전망치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

한국 경제에 긍정적 신호가 켜진 것은 반갑지만 그렇다 해도 올해 성장률 1%대 벽을 뚫고 나가기는 버거운 상황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주요 IB 8곳이 제시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달 말 기준 0.9%로 집계됐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가 전망치를 상향했지만 1%대 진입은 아직 역부족이다. 결국은 고용과 소비, 투자의 지속성을 높이는 기업의 성장이 관건이다. 때맞춰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경제6단체장, 관계부처 장관 등이 5일 ‘성장전략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고 ‘피터팬증후군’ 혁파 등 기업 성장 지원 방안을 내놓은 것은 의미가 크다.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 각종 지원이 사라지거나 줄어들어 중소기업에서 멈추는 것을 택하는 피터팬증후군은 오픈AI 같은 슈퍼스타 기업 탄생의 걸림돌이 된 지 오래다.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을 졸업했더니 상 아닌 벌이 기다리는 토양에서 혁신 대기업의 꽃은 필 수 없다. 대표적인 벌이 연구개발(R&D) 세액공제 차별이다. 일반 R&D 세액공제율은 중소기업 25%, 중견기업 8~20%, 대기업 최대 2%다. 중소기업의 R&D 세액공제율이 대기업보다 12.5배나 된다. 법인세, 지방세 등의 혜택도 중소기업에 집중돼 있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이 되는 순간 지원이 축소되거나 끊기는 세제 혜택이 무려 26개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중소기업을 졸업하게 되면 적용받는 규제가 57개에서 183개로 3배 급증한다.

구 부총리가 “성장을 위한 기업 활동에 지원이 집중될 수 있도록 바꿔 나가겠다”며 기업 규모별 규제의 역기능 해소에 나선 것은 늦은 감이 있지만 바람직한 방향이다. 대한상의, 한국경제인협회, 중견기업연합회도 화답하듯 이날 고속성장 기업을 키우기 위한 ‘성장지향형 기업 생태계 구축 TF’를 조직했다. 차제에 배임죄 같은 경제형벌 혁파에도 정부는 속도를 내야한다. 이재명 정부의 슬로건인 ‘진짜 성장’은 기업 활력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