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미국시간 6일) 반도체에 100%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는 한국의 대미 수출액에서 자동차에 이어 두번째로 비중이 높은 품목이다. 이날 애플은 차세대 칩을 삼성전자 미국 공장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같은날 현대자동차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차량 5종을 공동개발하고, 2028년부터 출시할 것이라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날부터 한국을 포함해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주요 무역상대국들에 부과한 상호관세가 발효돼 대미 수출 한국 자동차는 일본·유럽연합(EU)과 같은 관세 15%가 적용된다.
트럼프 발언은 백악관에서 열린 애플의 1000억달러 대미 시설 투자 계획 발표 행사에서 나왔다. 트럼프는 시행 시점은 명시하지 않은 채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집적회로와 반도체에 대해 우리는 ‘약 100%’(approximately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애플과 같은 기업에 좋은 소식은 미국서 생산하거나, 생산을 약속했다면 관세는 없다는 것”이라며 “이는 중대한 발표로, 나는 모든 반도체 회사가 미국으로 돌아오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삼성과 현대가 각각 애플, GM과 협업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는 현지화 전략이다. 애플은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의 반도체 공장(파운드리)에서 삼성과 협력해 전 세계에서 처음 사용되는 혁신적인 새로운 칩 제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 시설은 전 세계로 출하되는 아이폰을 포함 애플 제품의 전력 효율성과 성능을 최적화하는 칩을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삼성으로선 테슬라와의 165억달러 규모 반도체 위탁생산 공급 계약에 이은 성과다. 테슬라에 공급하는 칩은 내년 가동 예정인 텍사스주 테일러공장에서 주력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대차는 소형차·전기차, GM은 중형 트럭에서 가진 강점을 살려 공동 플랫폼 개발을 주도하기로 했으며, 양산이 본격화되면 중남미와 북미 시장을 겨냥해 연간 80만대 이상을 생산·판매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로선 임박한 한미정상회담 등을 통해 대미 관세 협상 후속·세부 내용을 국익과 우리 기업활동에 최대한 유리하도록 확정짓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최혜국 대우’로만 정리된 반도체 분야의 경우 경쟁국에 불리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이미 대규모 대미 투자를 진행 중인 우리 기업에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기업의 현지화 전략에 따른 국내 생산·고용의 공동화를 막고, 국내외 기업의 시설·투자 유치를 위한 금융·세제 등 지원 확대와 규제 혁신 등의 대책을 선제적으로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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