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통해 ‘확장 재정’ 기조를 분명히 한 가운데 국내총생산(GDP) 대비 50% 수준인 국가채무비율이 20년 후 100%, 40년 후 150%대로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행 제도와 정책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최근의 인구감소와 성장률 둔화 추세를 반영한 정부의 전망치로, 과거 문재인·윤석열 정부가 건전성 기준으로 삼았던 60%를 훌쩍 넘긴다. 인구와 성장률 제고, 정책·제도의 혁신 없이는 나랏빚이 위험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다.

기획재정부가 3일 국회에 제출한 ‘장기 재정 전망’에 따르면 2065년 국가채무비율은 인구와 성장 수준에 따라 133.0~173.4%로 추계됐고, 중간값은 156.3%다. 2045년엔 90.3~102.2% 범위에서 중간값은 97.4%로 추계됐다. 20년쯤 후부터는 정부가 갚아야 하는 나랏빚이 한 해 국내에서 생산된 모든 부가가치의 총합을 넘어서기 시작해 40년 후엔 GDP 1.5배에 이른다는 얘기다.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국가채무비율은 51.6%다.

국가채무비율이 커지면 경기, 민생, 재해 대응 등 정부의 재정여력이 극도로 축소되고, 국가부도 사태에까지 이를 수 있다. 기재부는 국가채무비율이 증가하는 주요 원인으로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의무지출(법으로 정해져 정부가 늘이거나 줄이기 어려운 지출) 증가와 성장 둔화를 꼽았다. 정부 추계에 따르면 2025년 대비 2065년의 65세 이상 고령화 비율은 2배 이상 급증(20.3→46.6%)하고, 생산연령인구는 절반 수준(3591만→1864만명)으로 떨어진다. 의무지출은 13.7%에서 23.3%까지 급증하고, 연간 실질성장률은 향후 10년(2025~2035년)간 평균 1.7%에서 2055~2065년 0.3%로 낮아진다.

국가채무비율을 낮추기 위해선 재정 외적으로는 출생률과 성장률 제고가 핵심이자 근본이다. 재정정책으로 최우선 순위는 ‘지출 구조조정’이다. 기재부는 재량지출 절감 폭에 따라 138% 선까지 낮출 수 있다고 봤다. 의무지출까지 개선한다면 105.4%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7월 한국경제보고서에서 일반정부부채(D2·국가채무에 비영리 공공기관 채무 포함) 비율을 2060년 154.0%로 전망하면서도 구조개혁을 달성한다면 64.5%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봤다. 결국 재정의 지속 가능성은 정부의 인구대책과 기업정책, 지출구조조정에 달렸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내년도 예산안의 문제는 확장 기조 그 자체가 아니라 과연 내실 있는 구조개혁 실행계획을 담고 있느냐일 것이다. 국회가 꼼꼼히 따질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