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처벌 불원서 제출로 40% 종결

대지급금 매년 늘지만 회수율은 뒷걸음

김위상 의원 “특단 대책 시급”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범정부 임금체불 근절 추진 TF 회의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범정부 임금체불 근절 추진 TF 회의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올해 발생한 임금체불 사건 가운데 사법처리로 이어진 비율이 4건 중 1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자가 처벌 불원서를 제출해 사업주가 형사 책임을 피하는 사례가 전체의 40%를 차지하면서 임금체불 근절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위상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임금체불 사건 처벌 현황’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임금체불 사건의 사법처리율은 24.2%로 집계됐다. 이는 기소나 불기소 등 검찰의 처분이 내려진 사건 비율을 뜻한다. 연도별로는 2020년 30.4%, 2021년 29.7%, 2022년 25.4%, 2023년 22.6%, 지난해 20.8%로 해마다 하락세다.

올해 7월까지 임금체불 신고 사건은 11만5471건 발생했다. 이 중 4만7378건(41.0%)은 노동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혀 ‘반의사불벌’ 규정에 따라 종결됐다. 같은 기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사건은 전체의 22.5%에 그쳤다.

반의사불벌 제도는 사업주가 신속히 밀린 임금을 지급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사업주가 체불액 일부만 지급한 뒤 노동자에게 처벌 불원서를 받아내는 방식으로 악용되는 경우가 많다.

임금체불 피해 규모도 여전하다. 올해 7월까지 17만3000여명의 노동자가 1조3421억원의 임금을 제때 받지 못했다. 최근 3년 내 임금체불로 2회 이상 기소 의견이 송치된 사업장은 5531곳에 달했다.

정부가 체불 노동자에게 임금을 대신 지급하는 ‘대지급금’ 제도도 운영 중이지만, 재원 회수율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대지급금 지급액은 올해 7월까지 4144억원으로, 2020년 5797억원, 2023년 6869억원, 지난해 7242억원 등 매년 증가세다. 반면 사업주로부터 돌려받은 누적 회수율은 2020년 32.8%에서 지난해 30.0%로 하락했고, 올해 7월에는 29.7%까지 떨어졌다.

노동부 관계자는 “경기 악화로 대지급금 지급 규모 자체가 커졌다”며 “회수에는 시간이 걸리다 보니 회수율이 낮아진 것처럼 보이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임금체불은 정부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늘고 있다”며 “대지급금 회수 절차를 국세 체납처분 수준으로 강화하는 등 근절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