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파이낸셜타임스 주최 행사에서 “낮은 에너지 비용과 느슨한 규제를 가진 중국이 AI(인공지능) 경쟁에서 미국을 이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자국 AI 칩 생산에 지급하는 에너지 보조금을 언급하며 “중국에서는 사실상 데이터센터용 전기가 무료”라고 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개발자행사에선 “미국이 중국에 뒤처질 가능성이 있냐고? 그 대답은 전적으로 ‘예스’(yes)”라며 “산업, 특히 기술 산업은 과학자·연구자 등 사람으로부터 시작되는데 전 세계 AI 연구자의 50%는 중국인”이라고 했다.
우리는 어떤가. 엔비디아가 한국에 26만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하기로 약속했지만, 이를 돌릴 전력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 차원의 에너지공급 장·단기 계획도 불투명하다. 엔비디아 공급 물량을 모두 가동하려면 냉각 전력까지 약 800㎿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를 위한 데이터센터를 1년간 운영하는데 쓰이는 전력량은 2.7~4.4TWh(테라와트시)라는 추산도 있다. 중소도시 1~2곳이 1년간 쓰는 전력량을 맞먹는 정도다. 그런데 정부의 전력 대책은 원론적 수준의 ‘재생에너지-원전 믹스’ 정책을 표방하는 데 그치고 있다. 배경훈 과학기술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한국이 아시아 태평양의 AI허브가 되기 위해선 더 많은, 예를 들어 100만장의 GPU를 들여올 수도 있다며 SMR(소형모듈원전)을 포함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로선 장단기 계획 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비율, 원전 사용·신축 대책이 미비하다는 얘기다.
인재는 유치와 양성은 커녕, 대규모 유출을 걱정해야 하는 판이다. 6일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정부 출연연 연구자 수백 명이 지난해 초 중국으로부터 영입 이메일을 받았다고 한다. 한국은행이 최근 국내 석박사급 이공계 근무 인력 27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42.9%가 3년 이내 해외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고액 연봉과 더 좋은 연구환경을 위한 한국 탈출이 예삿일이 됐다. 한국 인구 1만명 당 AI인재 순유출입수는 -0.3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5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엔비디아 GPU를 확보한 우리 AI산업과 정부가 내딛어야 하는 다음 걸음은 명확하다. 총체적이며 종합적인 인재확보와 전력수급 계획이다. 정부는 이달말 ‘대한민국 AI 액션 플랜’을 발표할 예정이다. 즉각적이며 실효적이고 장단기 뿐 아니라 거시·미시 정책 역량이 총화된 로드맵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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