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 1위이자 세계 시가총액 최고 기업인 엔비디아가 또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엔비디아는 3분기(8~10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해 역대 가장 많은 57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영업이익(360억100만달러)과 순이익(319억1000만달러)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5%씩 증가했다.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발표 직전까지 뉴욕증시에서 크게 불거졌던 AI기술주 고평가 논란, 이른바 ‘AI 거품론’을 잦아들게 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전체 매출의 90%는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나왔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블랙웰(최신 그래픽처리장치 GPU 아키텍처) 판매량은 차트에 표시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클라우드 GPU는 품절 상태”라며 “우리는 AI의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고 했다. 엔비디아는 3분기 성장세가 4분기(11월~내년 1월)에도 이어져 6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AI가 미래’라는 사실을 재확인한 것인데, 이를 ‘낙관론’만으로 뭉뚱그리기엔 최근 산업 생태계와 금융시장에서의 변동성은 예측불허 수준이다. ‘AI거품론’에 기름을 부은 것은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3200만주)와 팔란티어 공동창업자 피터 틸의 헤지펀드(틸매크로, 약 54만주)가 각각 엔비디아 지분 전량을 매도한 것이다. 아마존, 알파벳, 메타, 오라클 등이 AI 투자를 위해 회사채를 대규모 발행한 것도 회의론과 ‘빚투’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플랫폼 기업과 반도체 제조사, AI모델 개발사와의 합종연횡으로 인한 생태계의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18일 엔비디아, 앤스로픽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다고 발표했는데, MS는 오픈AI의 초기 투자사이고 앤스로픽은 오픈AI의 경쟁사다. 반면 소프트뱅크는 엔비디아 주식 매각대금으로 오픈AI에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인 AI산업은 대규모 자본 이동을 수반한다. 그런데 현재의 기술역량과 투입된 자본이 기대만큼의 속도로 기대만큼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느냐가 ‘거품론’과 ‘낙관론’을 결정짓는 변수다. 어느 기업이 주도권을 쥘 것인가도 산업생태계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이다. 우리나라가 ‘AI 3강’을 목표로 투자유치와 GPU 확보 등 성과를 이어가고 있지만, 규모와 물량만으로는 경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특정 기업과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투자와 수급망을 다양화해 변동성을 줄이고 위험을 분산하는 한편, 자체 기술역량과 자본동원력을 갖춰 생태계의 ‘허브’가 돼야 한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전략을 짜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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