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美, 영구포기20년 완화 제안”
이란 “몇년” 역제안…해외반출도 거부
미국과 이란의 1차 종전 협상에서 미국은 이란에 20년간 우라늄 농축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란은 이를 ‘몇 년’만 중단하는 것을 역제안하며 맞서,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내막을 잘 아는 인사들을 인용해 미국이 지난 11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서 이란에 20년간 우라늄 농축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에 대해 이란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기존 요구를 완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이 핵무기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 이란에 자국 내 우라늄 농축 권리를 영구적으로 포기하고 관련 물질을 해외 수입에 의존할 것을 요구해왔다.
미국은 우라늄 농축 중단 기간을 20년으로 제안하면서 이란이 이를 따르도록 하기 위한 ‘당근’으로 이란에 대한 제재 완화도 포함시켰다.
이란은 이에 대해 우라늄 농축을 ‘몇 년간’ 중단하는 방안을 역제안했다. 미국 측 제안에 비하면 기간이 터무니없이 짧은 안이다. 미국이 요구한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의 해외 반출도 거부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뿐 아니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 고위 관련자들이 여러 차례 이란 내 고농축 우라늄을 이란 밖으로 들고 나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란이 우라늄 농축 중단 기간으로 ‘몇 년’ 이상은 받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은 이를 ‘주권’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은 수년 동안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고 원자력 발전 프로그램만 추진하겠다면서, 최근 몇 년간 우라늄 농축 수준을 높여왔다. 이를 두고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12일 협상 결렬을 발표하면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분쟁의 핵심으로 남아 있다고 분명히 했다. 밴스 부통령은 지난 11일 협상을 위해 워싱턴DC를 출발하기 전에도 “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핵무기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는 수단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고한 약속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양국은 11일부터 12일에 이르기까지 20시간 동안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우라늄 농축 중단 기간 등 핵심 사항에 대한 양측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고, 협상은 결렬됐다. 미국 대표단을 이끈 JD 밴스 부통령은 협상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유연성을 보였지만 이란은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반대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국영방송 IRIB에 “미국이 (이란) 대표단의 신뢰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고 밝혔다.
갈리바프 의장의 전언처럼 양국의 협상이 결렬된 배경에는 상호간의 깊은 불신도 자리하고 있다. 2002년 이란의 반정부 단체가 이스파한주 나탄즈와 아라크의 비밀 핵시설을 폭로하면서 불거진 이란의 핵 문제는 ‘미국과 국제사회의 압박→협상→파기’를 반복해왔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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