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올해 1.66%, 내년 1.52%로 전망했다. 내년 4분기에는 1.46%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OECD 관련 통계 기준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1.85%였던 잠재성장률은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잠재성장률은 물가 불안 없이 달성할 수 있는 경제의 최대 성장 능력이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2.6%)는 크게 높아졌지만, 경제의 기초체력은 오히려 약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불과 6개월전만 해도 OECD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올해 1.71%, 내년 1.57%로 각각 추정했다. 내년 4분기에도 1.52%로 1.5%는 소폭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오히려 올해와 내년 추정치를 0.05%포인트(p)씩 낮췄고, 내년 4분기는 0.06%p 내렸다. 주요47개국 가운데 잠재성장률 순위도 추락하고 있다. 2024년까지만 해도 10위권 중반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13계단 내려앉아 28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31위, 내년에는 32위로 밀려날 것이란 전망이다.

잠재성장률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저출산·고령화는 당장 해결하기 어렵다. 결국 기업 투자와 생산성 향상 외에는 뾰족한 해법이 없다. 문제는 투자 여건인데, 최근 국내 기업들은 미국· 동남아 등으로 생산기지를 다변화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그만큼 국내 투자 비중이 줄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노란봉투법은 상황을 더 위축시킬 우려가 크다. 원청 기업을 상대로 한 교섭과 쟁의범위가 넓어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기업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이익의 일정부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투자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업들은 투자하기 좋은 곳을 따라 움직이게 마련이다. 멕시코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멕시코는 한때 한국보다 낮은 잠재성장률을 기록하던 국가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미·중 갈등 심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생산기지 이전 수요를 흡수하면서 외국인 직접투자가 빠르게 늘었다. 미국과 인접한 지리적 이점에 더해 친기업적인 투자 환경을 앞세운 결과다. 제조업 기반이 넓어지면서 성장 동력도 회복했다. OECD는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27년 전후에는 멕시코의 잠재성장률이 한국을 앞설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를 잠재성장률 반등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기업 투자가 늘어야 일자리가 생기고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성장잠재력도 회복될 수 있다. 무엇보다 기업이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을 옭아매는 규제 개혁도 이제는 속도를 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