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업체 판촉비 부담 최대 50% 제한
발주서 기명날인 의무화 등 거래질서 개선
공정위 “하도급법 첫 부당대금 동의의결”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쿠팡과 자체브랜드(PB) 상품 운영 자회사인 씨피엘비(CPLB)가 PB상품 하도급 거래 과정에서 불거진 판촉비용 전가 및 공급단가 인하 의혹과 관련해 제재 대신 30억원 규모의 상생지원 방안을 이행하기로 했다.
쿠팡은 앞으로 PB상품 하도급 거래에서 최소 생산요청수량(MOQ)과 리드타임, 판촉비용 분담 비율 등을 계약서에 명시하고 수급사업자의 판촉비용 부담도 최대 50%로 제한하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과 씨피엘비의 하도급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동의의결안을 최종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씨피엘비는 2020년 쿠팡에서 물적분할돼 설립된 회사로, 쿠팡의 PB상품 제조위탁 및 판매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공정위는 2022년 10월부터 두 회사가 PB상품 제조를 위탁하는 과정에서 314개 수급사업자에게 법정 기재사항이 누락되거나 기명날인이 없는 계약서를 교부하고 94개 수급사업자를 대상으로 약정에 없는 판촉행사를 진행하면서 공급단가를 인하한 행위에 대해 조사해왔다.
이에 쿠팡과 씨피엘비는 2025년 3월 하도급 거래질서 개선과 수급사업자 지원 방안을 담은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공정위는 같은 해 8월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결정한 뒤 관계기관과 수급사업자를 대상으로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했다.
확정된 동의의결안에 따르면 쿠팡과 씨피엘비는 수급사업자가 ‘서플라이어 허브’에서 발주 내용을 확인하고 발주서에 기명날인이 이뤄지도록 시스템을 개선한다.
또 상품별 부속합의서를 통해 MOQ와 발주부터 생산·입고·판매 개시까지 걸리는 기간인 리드타임을 명문화한다. 이는 수급사업자의 생산·납품 과정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재고 비축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판촉행사 진행 시에는 비용 분담 비율을 사전에 협의한 별도 부속합의서를 체결한다. 수급사업자의 판촉비용 부담 한도는 최대 50%로 제한한다.
이와 함께 총 30억원 규모의 상생지원 방안을 시행한다. 상품 개발·생산·납품 비용 지원에 10억5000만원을 투입하고,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과 관련된 94개 수급사업자에게는 각각 1000만원씩 지급한다.
온라인 광고·판촉 지원에는 10억원, 오프라인 홍보 지원에는 4억5000만원을 배정한다. 우수 수급사업자 지원에 1억원, 컨설팅 및 해외 판로 개척 지원에 4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공정위는 거래질서 개선과 수급사업자 피해구제 효과 등을 고려해 동의의결안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판촉행사와 관련해 일부 수급사업자가 재고 소진과 매출 확대를 위해 자발적으로 행사를 제안한 사례가 있었고 전체 수급사업자 504개사 가운데 단가 인하가 이뤄진 업체가 94개사(18.6%)에 그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결정은 2022년 7월 하도급법에 동의의결 제도가 도입된 이후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 행위와 관련해 처음 확정된 사례다. 공정위는 이번 상생지원 규모가 예상 과징금 수준인 6억~11억원의 약 3~5배에 달하며 단가 인하 규모인 약 7억원도 웃도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한국공정거래조정원과 함께 쿠팡과 씨피엘비의 동의의결 이행 여부를 분기별로 점검할 것”이라며 “온라인 쇼핑몰 거래 분야의 불공정 하도급 거래행위에 대한 감시도 지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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