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위기경보알림시스템 구축
성장성 있는 기업 선별, 재무·성장 위기 탐지 후 맞춤형 지원
사업전환 기업 외국인력 체류 기간도 최대 5년으로 확대
[헤럴드경제=부애리 기자] 정부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전국 25만개 중소기업의 위기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위기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해 회생과 신사업 전환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8일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중소기업 재도약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위기 조기 탐지부터 구조개선, 사업전환, 금융지원 등을하나의 체계로 묶은 것이 특징이다.
최근 중소기업은 성장 둔화와 수익성 악화 등으로 위기 상황이 심화하고 있다.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 상태인 ‘한계기업’ 비중은 2020년 6.5%에서 2022년 7.9%, 2024년 8.8%까지 상승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 못하는 기업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중기부가 재무 정보 확인할 수 있는 법인 중소기업 11만개를 분석한 결과 5만5000개 기업이 성장 또는 재무 측면에서 위기를 겪거나 위기 징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3년 평균 매출 증가율이 0 미만인 ‘성장위기 기업’은 39.3%,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재무위기 기업은 25.5%였으며 성장과 재무 문제가 동시에 발생한 복합위기 기업도 14.8%에 달했다.
다만 한계기업으로 분류된 9700개 기업 가운데 45%는 여전히 매출이 증가하고 있었다. 중기부는 적기에 구조개선이 이뤄지면 충분히 정상기업으로 회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위기 상황을 조기에 탐지하고 정상화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별해 위기 유형별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새로운 재도약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현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부실징후 조기 경보로 관리하는 대상을 6만개에서 25만개(소·중기업 39만개 중 융자제한 업종 등 제외) 전체 중소기업으로 확대한다. 성장과 재무위기 징후까지 탐지해 알리는 ‘AI 기반 중소기업 위기경보알림 시스템’을 구축한다.
재무, 금융정보뿐 아니라 뉴스, 산업동향, 시장 변화 등 비정형 데이터까지 AI가 함께 분석한다. 개별 기업뿐 아니라 업종과 지역 단위의 위험도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해 위기 가능성을 조기에 파악한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기업별 위기징후지수를 정상, 주의, 예비경보, 경보 등 4단계로 나눈다. 예비경보 이상 기업에는 문자메시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위기 상황 알림과 재도약 지원제도 정보를 제공한다.
중기부는 위기경보기업을 대상으로 종합진단과 검증을 실시해 성장성과 정상화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별도로 선별해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기업별 여건에 따라 경영개선·사업전환계획 수립 컨설팅부터 융자, 연구개발(R&D), 채무조정 연계까지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재무위기 기업 지원도 강화된다. 구조개선 지원 심사는 정상화 가능성과 성장성을 중심으로 개편된다. 경영개선 계획을 성실히 이행한 기업은 자금평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융자 우대도 받을 수 있다. 금융권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 도입되는 ‘상생금융지수’에도 중소기업 채무조정 비중을 반영하기로 했다.
회생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회생절차를 신청하기 전 법원의 조정제도를 활용하는 ‘Pre-ARS’를 이용하는 기업에는 채무조정안 마련부터 회계·세무 전문가 자문, 채권단 협상까지 지원한다.
정부는 성장위기 기업의 사업전환도 적극 지원한다. 기존 6개 신사업 분야에 더해 국가 전략산업인 ‘5극 3특’ 성장엔진과 지역 주력산업을 우선 지원 대상에 포함한다. 그간 사업전환 성공·실패 여부만 판단하던 성과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성과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마일스톤’ 체계로 개편한다. 성과 달성도와 성장 가능성이 우수한 기업은 ‘사업전환 선도기업’으로 선정해 ‘점프업 프로그램’과 연계해 성장을 지원한다.
아울러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추진하는 신사업에 협력 중소기업의 전환을 연계하는 ‘동반 사업전환 모델’을 새롭게 도입해 공급망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제도 개선도 이뤄진다. 앞으로는 업종 변경뿐 아니라 분사와 인수합병(M&A), 조인트벤처 설립 등 다양한 조직개편도 사업전환으로 인정한다. 신사업 전환 승인기업은 전문 외국인력(E-7) 체류 기간을 기존 3년에서 최대 5년까지 확대한다. 신규 투자 규모가 기존 사업보다 큰 경우 지방투자보조금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추진된다.
이번 대책은 과거 기업이 연체나 유동성 위기에 빠진 이후 정책자금을 지원하거나 구조조정에 나서던 것과 달리, AI를 활용해 성장 둔화와 수익성 악화 등 초기 신호를 포착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매출은 증가하지만 이자 부담으로 한계기업에 포함된 기업도 상당한 만큼 일률적인 지원보다 정상화 가능성과 성장성을 기준으로 정책자원을 집중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은 “성장 가능성을 갖춘 중소기업이 구조개선과 신사업 전환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겠다”라며 “혁신과 도전이 지속되는 중소기업 재도약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b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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