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노조 쟁의행위 가결

투표자 92.5% 찬성

27일 중노위가 분수령

정년연장·성과급 등 이견

현대차 이어 압박 전선 확대

9일 오후 경기도 광명시 기아 오토랜드에서 열린 기아차 노조 2026 임·단투 승리 및 고용안정 쟁취 총력투쟁 선포식에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노조는 광주 하남 버스공장의 미래 생산물량 확보와 국내 공장 투자 확대, 신규 인력 채용 등을 요구하며 미래차 전환 과정에서도 국내 생산기지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광명=임세준 기자
9일 오후 경기도 광명시 기아 오토랜드에서 열린 기아차 노조 2026 임·단투 승리 및 고용안정 쟁취 총력투쟁 선포식에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노조는 광주 하남 버스공장의 미래 생산물량 확보와 국내 공장 투자 확대, 신규 인력 채용 등을 요구하며 미래차 전환 과정에서도 국내 생산기지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광명=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기아 노동조합이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가결하며 파업권 확보 수순에 들어갔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추가 부분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기아 노조까지 쟁의 절차를 본격화하면서 현대차그룹 노사 갈등 전선이 완성차 계열 전반으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는 전날 밤 늦게까지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재적 대비 82%, 투표자 대비 92.5%의 찬성률로 안건을 가결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오는 27일 교섭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기아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기아 노사는 지난 15일까지 6차례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핵심 쟁점에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정액 인상, 전년도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년 65세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공장 내 신사업 전개와 신규 인원 채용, 고용 안정 대책도 주요 요구안에 포함됐다.

기아 노조는 이날 “현장의 분노가 투쟁의 함성으로 모였다”며 “2만5000명 조합원의 단결로 올해 임단투를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파업 여부는 향후 교섭 상황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기아 노조는 최근 5년간 매년 쟁의 절차를 밟으면서도 막판 합의를 통해 실제 파업 없이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올해도 중노위 조정 결과와 이후 노사 교섭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는 현대차그룹 전반의 노사 갈등 수위가 높아졌다는 점에서 파업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 노조는 이미 이달 13~15일 조별 2시간 부분파업, 20~22일 조별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인 데 이어 29~31일에도 조별 4시간 추가 부분파업을 예고했다.

현대차 노조는 8월 초 하계휴가를 앞두고 파업 수위를 높이며 사측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말 추가 파업까지 예정대로 진행되면 현대차의 생산라인 기준 누적 가동 차질은 최대 60시간에 달할 전망이다. 여기에 휴일 특근 거부에 따른 추가 생산 차질까지 더해진 상태다.

기아 노조의 쟁의행위 가결은 현대차 노조와 보조를 맞춰 그룹 차원의 압박 수위를 높이는 성격도 있다. 현대차와 기아가 동시에 파업 국면에 들어설 경우 완성차 생산뿐 아니라 부품 협력사와 물류, 지역경제까지 연쇄 충격이 불가피하다.

현대로템 노사 역시 임금 협상 등 주요 쟁점에서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 20일 경남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노동쟁의 ‘조정중지’ 결정을 받으며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했다.


kwat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