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산정책처, 9개국 10개 도시 주택 보유세 비교 분석

과세방식·세율·감면·중과 모두 달라…한국은 다주택, 유럽은 2차주택·빈집 관리 초점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아파트 단지를 포함한 강남 일대 전경 [연합]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아파트 단지를 포함한 강남 일대 전경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우리나라처럼 주택 보유세를 지방세인 재산세와 국세인 종합부동산세(종부세)로 나눠 부과하는 국가는 해외 주요국 가운데 한국이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해외는 대부분 지방세 중심의 단일 보유세 체계를 운영하면서도 국가별 여건에 따라 과세가액 산정 방식과 세율, 감면·공제, 다주택자 및 빈집 중과 방식 등을 달리 운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30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해외 주요국의 주택 보유세제 비교 분석’ 보고서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뉴욕·LA), 캐나다(토론토), 영국(런던), 프랑스(파리), 독일(베를린), 일본(도쿄), 싱가포르, 중국(상하이) 등 9개국 10개 도시의 주택 보유세 제도를 과세가액, 과세표준 및 세율, 감면·공제, 다주택자 및 빈집 중과 등 4개 항목으로 나눠 비교했다.

그 결과 한국은 재산세와 종부세를 함께 부과하는 이원화 체계를 운영하는 반면 미국과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은 지방정부가 재산세를 부과하는 단일 체계가 일반적이었다. 일본은 고정자산세와 도시계획세를 함께 부과하지만 모두 지방세이며, 싱가포르는 국세 형태의 재산세를 운영한다. 중국은 원칙적으로 거주용 주택은 보유세를 부과하지 않고 상하이와 충칭에서만 방산세 시범사업을 시행 중이다.

과세가액을 산정하는 기준도 나라마다 달랐다. 한국과 미국, 캐나다는 주택의 시장가격 등 자본가치를 기준으로 삼는 반면 프랑스와 싱가포르는 연간 임대가치에 기초해 과세가액을 산정한다. 과세가액을 매년 다시 평가하는 한국과 미국 뉴욕, 싱가포르와 달리 미국 LA와 중국 상하이는 취득 당시 가격을 기준으로 하고, 영국과 프랑스는 각각 1991년과 1970년 기준 평가액에 물가 상승분 등을 반영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독일은 7년, 일본은 3년마다 재평가한다.

세율 체계 역시 차이를 보였다. 한국은 재산세 0.05~0.4%, 종부세 0.5~5.0%의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싱가포르도 거주 주택은 4~32%, 비거주 주택은 12~36%의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반면 미국 뉴욕은 평가율을 적용한 뒤 지방정부가 매년 정하는 연동형 세율을 적용하고, LA는 실효세율 1.04~1.35% 수준이다. 캐나다 토론토는 0.767~1.209%, 독일 베를린은 기본세율과 지방부과율을 합쳐 0.146%, 일본은 고정자산세 1.4%와 도시계획세 0.3%를 부과한다. 다만 보고서는 과세표준 산정 방식과 평가기준이 국가마다 달라 명목세율만으로 세 부담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감면·공제 제도는 대부분 취약계층과 실거주자 보호에 초점이 맞춰졌다. 한국은 1주택 고령자와 장기보유자에 대한 종부세 공제와 세부담 상한제를 운영하고, 미국은 실거주자와 고령자·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세액공제를 제공한다. 캐나다는 고령자와 저소득층, 영국은 학생과 1인 가구, 프랑스는 고령자와 신축주택, 독일은 사회주택과 문화재, 일본은 주택용지 특례, 싱가포르는 거주주택 우대세율 등을 각각 운용하고 있다. 중국은 1주택자는 아예 보유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한다.

보유세를 통해 달성하려는 정책 목표도 국가마다 뚜렷하게 달랐다. 한국은 다주택자에 대해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 등을 차등 적용하는 반면 싱가포르는 비거주 주택에 높은 세율을 부과한다. 영국·프랑스·독일은 실제 거주하지 않는 2차 주거지에 추가 과세하고, 캐나다·영국·프랑스는 빈집세를 별도로 부과한다. 일본은 빈집에 대해 주택용지 특례를 배제해 세 부담을 높이고, 중국 상하이는 2주택 이상 보유자부터 거주용 주택에 방산세를 부과한다.

보고서는 부동산 보유세 규모를 비교한 결과 한국의 GDP 대비 부동산 보유세 비중은 지난해 기준 0.9%로 OECD 평균(0.9%)과 같았지만 G7 평균(1.9%)보다는 낮았다고 분석했다. 총조세 대비 부동산 보유세 비중은 한국이 4.9%로 OECD 평균(3.8%)을 웃돌았지만 G7 평균(8.1%)에는 미치지 못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해외 주요국의 주택 보유세는 과세가액 평가방식과 세율 체계, 감면 제도, 중과 방식 등이 매우 다양하다”며 “국가별 정책 목표와 제도 운영 방식을 비교해 향후 국내 보유세 개편 논의의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