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사 450억·외부 출자금 300억으로 구성
제조 AI·AX 소부장·로보틱스 등 투자
이환영 CIO 영입…12월 이후 결성 목표
동국 CVC, 1년 만에 2호 펀드…75억 더 확대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동국제강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동국인베스트먼트가 750억원 규모의 두 번째 블라인드펀드 조성에 나선다. 첫 펀드를 만든 지 1년여 만에 후속 펀드를 띄워 제조업 인공지능(AI) 전환과 로봇, 신소재 등으로 투자 범위를 넓힌다. 철강 중심인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새로운 성장축을 찾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동국인베스트먼트는 ‘동국 미래성장 벤처펀드 2호’의 결성 예정액을 750억원으로 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결성한 1호 펀드 675억원보다 75억원 늘어난 규모다.
전체 출자금 가운데 동국제강그룹 계열사가 450억원을 부담한다. 펀드의 60%에 해당한다. 나머지 300억원은 정책금융기관과 민간 투자자 등 외부 출자자로부터 확보할 계획이다. 동국인베스트먼트는 하반기 정책금융기관의 출자 사업에 참여해 외부 자금을 유치하고 오는 12월 이후 펀드 결성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블라인드펀드는 투자 대상을 미리 정하지 않고 자금을 먼저 모은 뒤 운용사가 기업을 골라 투자하는 방식이다. 투자처를 사전에 확정하는 프로젝트펀드보다 운용사의 기업 발굴 능력과 투자 판단이 중요하다.
2호 펀드의 대표 펀드매니저는 이환영 동국인베스트먼트 투자총괄본부장(CIO)이 맡는다. 이 본부장은 이달 3일 동국인베스트먼트에 합류했다. 프리미어파트너스와 스톤브릿지벤처스, 효성벤처스 등을 거치며 24년 동안 벤처투자 업무를 맡았다.
최근 5년 동안에는 AI와 인공지능 전환(AX) 분야 기업을 주로 발굴했다. 특히 제조 현장에 AI를 적용하는 제조업 AX와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투자 경험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동국인베스트먼트는 2호 펀드의 투자 대상을 1호보다 넓힐 방침이다. AI와 AX를 중심으로 로보틱스, AI 인프라, 신소재, AI 바이오 등을 주요 투자 후보군으로 설정했다. AX는 생산과 업무 과정에 AI를 도입해 기존 운영 방식을 바꾸는 것을 뜻한다.
단순히 그룹 계열사와 거래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자적인 성장 가능성과 투자 회수 가능성을 함께 따져보겠다는 구상이다. 제조업 AI와 관련된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경우 동국제강그룹의 철강 생산 현장과 연계할 여지도 있다.
이환영 신임 동국인베스트먼트 투자총괄본부장은 “펀드 운용을 통해 벤처 생태계를 지원함과 동시에 모회사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을 주요 방향으로 삼고 있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펀드 수익률 극대화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CVC 업계의 롤모델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동국인베스트먼트는 2024년 8월 신기술금융회사로 등록한 동국제강그룹의 CVC다. 배창호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배 대표는 SBI인베스트먼트를 거쳐 신한캐피탈에서 17년 동안 벤처펀드 운용과 자기자본투자(PI) 등을 담당했다.
동국인베스트먼트는 설립 약 1년 만에 첫 번째 블라인드펀드인 ‘동국 미래성장 벤처펀드 1호’를 675억원 규모로 조성했다. 당초 설정한 최소 결성 금액의 두 배를 웃도는 자금을 모았다.
2호 펀드의 관건은 300억원 규모의 외부 출자금 확보다. 모회사와 계열사의 자금 지원을 넘어 정책금융기관과 민간 출자자로부터 운용 능력을 인정받아야 펀드를 계획대로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룹의 중장기 신사업 발굴과 재무적 수익을 동시에 달성할 투자처를 선별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최근에는 철강 본업의 실적도 개선됐다. 동국제강은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대형 산업 인프라 수요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영업이익 45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52.3%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동국씨엠도 영업이익 211억원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철강 계열사의 수익성이 회복되는 시점에 벤처투자를 확대하면서 동국제강그룹은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철강 이외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작업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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