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서 연결되는 성인과 청소년

담배나 술 대리구매로 청소년 유인

물품 대신 사주고 대가 받는 방식

최영중 전 시의원도 담배 등 지급

30일 오전 X(옛 트위터)에서 찾을 수 있는 물품 구매 방식을 통한 생매매 암시 글. [X]
30일 오전 X(옛 트위터)에서 찾을 수 있는 물품 구매 방식을 통한 생매매 암시 글. [X]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소주 5병, 칵테일 2캔, 담배 2갑.

청소년 2명이 성인 남성과 성행위 후 받은 대가. 청소년의 성(性)이 푼돈에 거래되고 있다. 시작이 되는 곳은 소셜미디어(SNS)다. 성구매자들은 SNS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접근해 마수를 뻗친다. 일정 물품을 대신 구매해주고, 그 대가로 성적 대가를 요구하는 행태가 끊이지 않는다. 최근 최영중 전 청주시의원도 담배 등을 대가로 여중생에게 성착취를 일삼다가 구속됐다. 최 전 의원 역시 SNS를 통해 여중생과 접촉했다.

“내가 대신 사줄게”…담배 1갑으로 성매매 유인

지난달 31일 엑스(X)에는 담배, 술 등을 대가로 성행위를 유도하는 게시글과 댓글 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구매’ 방식. 청소년이 살 수 없는 물품을, 성인이 대신 사서 전달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는 방식이다. 이러한 행위를 일컫는 은어가 해시태그로 포함된 글은 활발히 게시되고 있다.

게시글 중에는 ‘#상납’, ‘#여고딩’ 등 성적 암시를 나타나는 게시글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특히 ‘상납’이라는 해시태그를 포함한 게시글에는 “디엠(DM)주세요”, “디엠확인좀” 등 사적 연락을 위한 댓글이 이어졌다.

아동 성매매 혐의를 받는 최영중 전 청주시의원이 청주 청원경찰서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은 뒤 지난 27일 새벽 청사를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
아동 성매매 혐의를 받는 최영중 전 청주시의원이 청주 청원경찰서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은 뒤 지난 27일 새벽 청사를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

미성년자의제강간 혐의로 지난 30일 구속된 최 전 시의원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피해자에게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24년 10월 한 여중생과 채팅 앱에서 알게 된 후 담배·금품 등을 대가로 관계를 이어갔다.

최 전 의원은 여중생과 알게 된 후 1년간 3차례에 걸쳐 차량과 모텔 등에서 중학생과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또 나체 사진을 촬영해 보내라고 요구하거나 피해자에게 친구와 언니를 데려오면 돈을 더 주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다른 여성과 성관계하는 영상을 보여주거나 다른 국적의 여성과 성관계를 함께 하자고 암시하는 듯한 메시지를 보내는 등 성적 대화를 한 혐의도 받는다.

이 같은 ‘○○구매’ 방식은 청소년을 노리는 성구매자들이 청소년을 식별하려는 교묘한 방법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지난해 9월 15세의 여학생과 성매매를 한 혐의로 검거된 A씨는 SNS에서 여학생에게 술·담배 등을 대신 사주겠다며 접근한 뒤 여성이 아동·청소년이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그 후 A씨는 여학생을 모텔로 불러 성매매까지 했다.

또 지난해 3월 전북 전주에서는 여중생에게 ‘담배 1갑’을 건네는 대가로 유사 성행위를 한 B씨가 검거되기도 했다. B씨 또한 SNS에서 특정 구매 방식을 빌미로 피해자에게 접근해 “담배를 무제한으로 공급해 주겠다”고 현혹해 범죄를 저질렀다.

이처럼 SNS의 사각지대에서 성구매자들은 아동·청소년을 노리고 있다. 성평등가족부가 전국 중·고등학생 4203명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진행해 이달 공개한 ‘2025년 성매매 실태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성적 유인 피해를 경험한 청소년 201명에게서 총 273건의 피해 사례가 확인됐다.

아동·청소년 성매매 암시 연출 이미지. [연합]
아동·청소년 성매매 암시 연출 이미지. [연합]

온라인 성적 유인의 주된 통로는 SNS로 조사됐다. 전체 온라인 성적 유인 사건의 51.9%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X, 틱톡 등 SNS·피드형 플랫폼에 집중됐다.

SNS에서 성적 유인을 겪은 피해자 가운데 약 15%는 성적 유인자의 요구를 들어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은 소극적 대응에 그쳤다. 전체 피해 사례의 43.9%는 유인자의 요구를 무시하고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

상대방의 접근을 차단(11.5%)하거나 상대방에게 중단을 요청(8.3%)한 경우는 전체의 20%도 되지 않았다.

아동·청소년 성착취 보호 전문가인 이호연 활동가는 “X 등 성적 의도성이 있는 게시글은 물론 의도성 없이 일상생활을 올리는 인스타그램 등으로도 접근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즐○’, ‘앙○’ 등 특정 앱을 통해서도 접근한다고 했다.


20k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