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아내 살해한 공무원 남편 송치
“이혼 소장에 분노” 보복살인 혐의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이혼 소송 중인 아내를 찾아가 무참히 살해한 30대 공무원 A씨가 검찰로 송치됐다. 그의 범행 현장에는 어린 딸도 있었는데, 당시 아내가 112에 신고하며 기록된 녹취록에는 “엄마 엄마”라는 아이의 음성도 담겼다.
경기 광주경찰서는 9일 A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살인), 가정폭력처벌법 위반,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특수주거침입 등 혐의로 송치했다.
이날 오전 9시께 경기 성남시 분당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온 A씨는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해 얼굴을 가렸고 손과 팔은 결박돼 있었다. 그는 “이혼 소장을 받고 화가 나서 아내를 찾아갔나”, “애초에 살해할 목적이었나”, “유족들에게 할 말 없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전혀 답하지 않은 채 호송차에 올라탔다.
특히 A씨는 “범행을 목격한 아이한테 미안하지 않나”라는 질문에도 반응하지 않았다. 어린 딸이 지켜보는 앞에서 아내를 살해한 범행 상황은 고인이 된 아내의 신고 이력에 고스란히 담겼다.
A씨는 지난 1일 오전 7시17분께 경기 광주시의 한 다세대주택 건물 계단에서 30대 아내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아내는 당시 손목에 차고 있던 스마트워치를 조작해 경찰에 위급 상황을 알렸다. 동시에 스마트워치 기능이 활성화 되며 범행 상황이 모두 녹음됐다.
이날 기록된 경찰 신고 내용에는 “울음소리만 들림”, “남성 목소리 들리는 듯함” “계속 울음소리만 들림” “엄마 엄마(아이 울음소리인 듯함)” “애기(아기) 일로 와 일로 와(여성 목소리)” 등이 기록됐다.
범행 후 약 4시간 만에 긴급체포된 A씨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 살해 범행 동기로 “이혼 소장을 받고 분노가 폭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보복범죄로 판단해 피의사실을 최초 살인 혐의에서 보복살인 혐의로 변경했다.
또 경찰은 어린 자녀 앞에서 범행한 점을 고려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와 임시보호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가정폭력처벌법 위반 혐의 등도 적용했다.
살해된 아내는 가정폭력에 시달렸지만 남편의 보복이 두려워 신고하지 못했다. 아내는 지난해 3월 이후 5회에 걸쳐 가정폭력 관련 신고를 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직접 수원장안경찰서를 찾아 받은 상담에서 “전날에는 뺨을 맞았다”, “남편과 말다툼 중 남편이 칼을 들고 ‘이 칼로 나 찔러 아니면 네가 죽든 내가 죽든 누구 1명 죽어야 끝난다’라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당시 상담 기록에는 경찰관이 가정 폭력 사건 접수 및 임시조치, 임시숙소 등을 안내했으나 아내는 남편의 보복이 두려워 극구 거부했다.
20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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