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2~3일 내 금융·주택 후속대책 보고”
전월세 불안·수요 왜곡 우려에 시장 촉각
재경부 “단기 집값 대응 아닌 세제 개편”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정부가 비거주 고가 1주택자와 초고가 1주택자를 중심으로 보유세를 강화하는 내용의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직후 부동산 공급 속도전에 나섰다.
시장에서 이번 개편안을 사실상 집값 안정을 위한 증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전월세 시장 불안과 수요 왜곡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후속 공급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며 시장 불안 확산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7박 11일간의 미국·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청와대로 출근해 비공개로 ‘부동산 및 주식시장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오후 3시부터 한성숙 국무총리와 관계부처 장관, 실무자들이 참석한 회의는 오후 10시30분까지 약 7시간30분 동안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2022년부터 지속된 주택 공급 부진이 공급 절벽 상황을 초래했다”며 “이를 극복하려면 공급과 그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대한 신속하게 많은 주택이 공급될 수 있도록 가능한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는 한편, 가용한 행정조치와 금융·재정·규제완화 등 신속한 공급의 실현을 위한 방법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또 한 총리와 관계부처를 향해서는 “기존 공급 대책을 전면 재점검하고 현실적인 국민 요구를 다각적으로 살펴 꼼꼼히 추진하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2∼3일 이내 금융 및 주택 공급과 관련한 추가 보고와 후속 점검회의를 마련할 것도 주문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그린벨트 해제와 군 시설 활용도 언급하고 나섰다.
구 부총리는 전날 오후 KBS 뉴스에 출연해 “이재명 정부 들어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공급을 하기 위해서 심지어 그린벨트도 일부 좀 풀고, 할 수 있는 입지는 지하철 인근이라든지 국가가 가지고 있는 각종 군 시설 이런 부분까지 해서 최대한 공급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에 또 국민 여러분들께 보고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공급 대책 발표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구 부총리는 이번 세제개편안에 대해 거주용 1주택은 시가 30억원 이하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낮추고 20억원 이하는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반면, 시가 40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은 세 부담이 늘어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 집값에 비해서 세 부담이 너무 낮았기 때문에 정상화했다”고 강조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지난 5월 10일 재개한 뒤 이번 개편안에 2028년까지 한시 완화 방안을 담은 데 대해서는 “‘세금을 올리면서 계속 중과만 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다주택자들의 목소리도 있었다”며 “국민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유예 기간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세제개편 발표 직후 공급 속도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시장의 우려를 조기에 진화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번 개편이 실거주 중심의 지속가능한 과세체계 마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비거주 고가주택과 초고가 주택에 대한 증세를 통해 집값 안정을 유도하려는 정책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특히 거래세 추가 완화나 대출규제 조정 등 거래 활성화 대책은 빠진 채 보유세 강화가 부각되면서 정책의 의도와 달리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월세 시장 불안 가능성이 거론된다. 실거주 전환이 늘어날 경우 임대 물량이 감소하고 세 부담이 임대료에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종부세 부담이 줄거나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20억~30억원 안팎의 주택, 이른바 절세가 가능한 ‘덜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 역시 시장의 우려를 의식한 듯 세제 개편의 취지와 후속 대응 방향을 잇달아 설명하고 있다. 재경부는 전날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단기 대응 목적의 세제 개편은 아니며 지속가능하고 합리적인 부동산 세제를 고민한 결과”라며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주택공급 확대·주택금융 합리화 등 다각적 노력 병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임대차 시장 안정을 위해 주택공급 확대 등 근본적 대책 마련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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