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감시국 100여명 내달 어진동 새 사무실로

본부서 걸어서 30분…사실상 ‘나성동 사무소’

조사·경제분석 강화…몸집 걸맞은 성과 과제로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대규모 증원에 나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세종시 내 ‘이산가족’ 생활이 본격화된다. 시장감시국 직원 등 100여명이 다음 달 정부세종청사 밖 별도 사무공간으로 자리를 옮기면서다.

이미 본부와 어진동 단국세종빌딩으로 나뉘어 있는 공정위의 세종 근무지도 세 곳으로 늘어난다.

세종시 어진동의 도로 모습 [뉴시스]
세종시 어진동의 도로 모습 [뉴시스]

9일 관가에 따르면 공정위는 시장감시국 소속 직원 등 100여명이 근무할 별도 사무공간을 세종시 어진동 뱅크빌딩에 확보했다. 새 조직과 증원 인력을 본부에 배치하기 위해 시장감시국 소속 직원들이 본부를 떠나는 것으로, 다음 달부터 새 사무공간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시장감시국이 새롭게 둥지를 트는 뱅크빌딩은 행정구역상 어진동이지만 실제 생활권은 나성동에 가깝다. 공정위 본부가 자리한 정부세종청사 2동에서 청사를 가로질러 반대편 끝인 13동을 지난 뒤 왕복 9차로까지 건너야 닿을 수 있다.

본부에서 차량으로는 약 5~6분이지만 걸어서는 약 30분이 걸린다. 현재 분관으로 쓰는 어진동 단국세종빌딩이 본부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둔 것과는 사정이 다르다.

옮겨가는 인원도 100여명에 달해 공정위 안팎에서는 웬만한 지방사무소급인 ‘나성동 사무소’ 하나가 새로 생기는 셈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시장감시국 직원들 사이에서는 새 사무공간을 두고 반응이 엇갈린다. 간부 보고나 회의 등을 위해 본부로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기는 반면,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노선 등 교통망과 인접해 있어 서울 등 외부 출장이 잦은 조사부서 입장에서는 이동 편의성이 오히려 나아질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연합]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연합]

공정위의 ‘세종 이산가족’은 최근 급격하게 불어난 조직 규모와 맞물려 있다. 공정위는 오는 10월 237명 규모의 2차 조직·인력 확충에 나선다. 앞서 올해 1분기 상임·비상임위원을 늘리고 가맹유통심의관과 경인사무소를 신설하는 등 167명을 증원한 데 이은 추가 증원이다.

두 차례 증원이 마무리되면 이재명 정부 출범 전 647명이던 공정위 정원은 1052명으로 늘어난다. 불과 1년 사이 400명 넘게 불어나는 셈이다.

이번 증원의 핵심은 조사와 경제분석 기능 강화다. 조사관리관 산하에는 40명 규모의 중점조사기획단이 신설된다. 과 단위였던 경제분석 기능도 37명 규모의 경제분석국으로 확대·재편되고 늘어나는 조사 인력을 교육하기 위한 조사교육담당관도 신설된다.

이렇게 조직이 커지면서 ‘방 구하기’도 숙제가 됐다. 시장감시국 직원 등 100여명은 소규모라고 하기에는 많고 청사 인근의 대형 오피스를 채우기에는 적어, 한꺼번에 옮겨갈 적당한 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그나마 공정위 내부에서는 이번 사무공간 확보를 두고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가운데 향후 세종으로 내려오는 기관이 늘면 사무공간을 둘러싼 경쟁도 치열해질 수 있어서다. 당초에는 마땅한 공간을 찾지 못하면 금강 건너편까지 나가야 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고 한다.

공간 재배치는 마무리됐지만 더 중요한 일은 이제부터다. 1년 만에 정원이 400명 넘게 늘고 조사·경제분석 기능까지 대폭 강화된 만큼 공정위를 바라보는 기대치도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다. ‘몸집 불리기’에 그치지 않고 강화된 조직과 인력을 실제 조사·법 집행 성과로 이어가는 일이 공정위에 과제로 남았다.

세종백블
세종백블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