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국민의힘 중진 골프 회동 잇따라

與 “야권 접촉면 넓히는 소통 행보”

국힘 지도부, 개별 의원 접촉 견제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석준·주소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분권형 권력구조 개헌을 고리로 자신의 임기를 단축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된다. 취임 후 이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단축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야당 중진 의원들과의 비공개 골프 회동에서 나온 발언인 만큼 여야 개헌 논의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달 초 4선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과 골프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분권형 권력구조 개헌 문제와 관련해 “내 임기를 단축해서라도 나는 개헌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훈식 비서실장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임기 단축 카드를 꺼낸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22년 대선 당시 4년 연임제 개헌을 제안하면서 대선과 총선 시기를 일치시키기 위해 임기를 1년 단축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지난해 대선에서도 4년 연임제 개헌 등을 재차 공약했다.

다만 지난해 5월에는 자신의 임기 단축 문제에 대해 “국가 최종 책임자의 임기 문제는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말을 아꼈다. 이번에는 취임 후 처음으로 자신의 임기를 단축해서라도 개헌을 추진할 수 있다는 뜻을 직접 밝힌 셈이다.

연임 개헌을 둘러싼 정치권의 경계에도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골프 회동에서 “독재니, 연임이니 그런 이야기 자체가 대한민국 국민 수준에서 통하겠냐”며 “헌법 개정을 위해서는 국회 정족수가 있는데 국민의힘이 반대하면 통과가 안 되는 것이니, 그런 의도가 있다면 개헌을 못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한다.

이번 회동은 조 의장의 연임 개헌 발언이 논란이 되기 전에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에도 22대 국회 전반기 부의장을 지낸 7선 주호영 의원과 현직 부의장인 4선 박덕흠 의원 등과 골프를 치며 현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 자리에는 조정식 국회의장도 함께했다.

잇따른 골프 회동을 두고 여야의 시선은 엇갈렸다. 민주당에서는 야당 중진과의 접촉면을 넓히려는 소통 행보라는 데 무게를 뒀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야당 중진들을 만나서 여야 관계를 부드럽게 만들어 보려고 노력한 것”이라며 “개헌을 추진하기 위해서만 만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이 화두를 던진 것이고 야당이 동의한 뒤에는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연임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너무 당연한 것이라 직접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는 대통령이 당 지도부가 아닌 개별 의원들과 접촉하는 것을 두고 견제하는 기류가 감지됐다. 개헌 논의에 앞서 이 대통령이 연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실제 회동이 있었다면 개별 의원에게 집중했을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청와대가 이렇게 야당과 계속 소통을 잘하려면 이재명 대통령이 재판 취소나 연임 개헌과 관련해 본인의 분명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우리 이야기는 아예 안 듣겠다는 식으로 보완수사권 폐지를 강행하고 이 대통령의 근저당 설정을 보면서 장동혁 대표를 비롯해 더 이상 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 대통령이 개헌을 언급하면서도 정작 ‘연임은 없다’는 입장은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는 대통령의 비공개 일정을 이유로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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