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채용예정인원 절반 선발…인력 ‘미스매치’ 심각

교공·행공 ‘지방이전 반대 결의문’ 채택

한국교직원공제회 [연합]
한국교직원공제회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 마련에 속도를 내면서 금융투자업계 ‘큰손’인 공제회들이 술렁이고 있다.

공제회 안팎에서는 2017년 전라북도 전주로 이전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를 주목하고 있다. 국민연금조차 이전 이후 전문인력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18일 헤럴드경제가 공공기관 채용정보시스템에 공시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기금운용직(경력) 채용 결과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간 채용예정 인원 대비 실제 최종합격자 비율은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국민연금은 1~3차 채용을 통해 총 87명의 기금운용직을 선발할 계획이었지만 최종 합격자는 55명에 그쳤다. 충원율은 63.2%다. 2024년에는 무려 6차례에 걸쳐 채용 공고를 냈지만 전체 채용예정인원 157명 중 82명으로 충원율은 52.2%다.

2025년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1~3차 채용을 통해 80명을 뽑을 계획이었지만 실제 선발된 인원은 43명, 충원율은 53.8%였다. 2026년 1차 채용에서는 26명 모집에 18명을 선발하며 충원율이 69.2%로 다소 높아졌지만 여전히 예정 인원을 모두 채우지는 못했다.

국민연금은 지원자가 있어도 요구 경력과 전문성을 갖춘 적격자가 아니라면 선발하지 않는다. 국민연금이 원하는 기준과 실제 지원 인력 간 ‘미스매치’가 심각한 상황으로 해석된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의 ‘전주 근무’가 전문인력 확보의 제약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국민연금이 서울에 있던 2010년대 초반에는 경쟁률이 두자릿수를 기록했지만 최근에는 3대1~4대1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제회 관계자들 또한 국민연금 사례를 눈여겨 보고 있다. 금융 전문인력이 서울에 집중된 상황에서 지방이전은 전문 운용인력 난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000조원을 굴리는 국민연금이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지방 이전 이후 공제회의 상황은 더욱 심각할 것이라는 우려다.

한 연기금·공제회 관계자는 “일선에서 투자를 담당하는 운용역은 증권사, 자산운용사, 사모펀드 등에서 경력을 쌓은 30대~40대”라며 “지방으로 이전한다면 채용에 난항을 겪을 것이다. 서울에 생활권이 이미 형성된 직원들의 인력 유출도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교직원공제회와 대한지방행정공제회 대의원회는 최근 지방이전 반대 결의문을 채택해 국토교통부에 발송하기도 했다. 교직원공제회는 85조원, 행정공제회는 37조원의 자산을 굴리는 대표적인 기관투자가다.

양대공제회는 공제회가 다른 공공기관과 달리 국가 예산이나 출연금을 받지 않는 ‘상호부조 기관’이라는 점에서 공공기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회원 재산 관리와 자산운용을 주력하는 기관으로 본점 위치가 인력 충원, 운용 수익률이 밀접한 연관된다는 취지다.

공제회는 국내외 주식과 채권은 물론 사모펀드(PEF), 부동산, 인프라 등 대체자산에 투자하는 대형 기관투자가다. 특히 대체자산은 거래 발굴 단계부터 국내와 해외 운용사(GP), 투자은행(IB), 증권사, 회계법인 등과 지속적으로 정보를 교환해야 한다. 투자 검토를 위한 실사와 시장에서 나오는 정보를 빠르게 확보하고 우수한 운용인력을 채용하는데 금융회사와 물리적 네트워크가 큰 영향을 미친다.


park.jiyeong@heraldcorp.com